[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고객님 사이즈는 다 팔렸네요. 재입고 계획은 없습니다."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이탈리아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페트레이(PEUTEREY) 매장은 평일인데도 성인용과 아동용 패딩점퍼를 구매하려는 손님들로 붐볐다. 100만원을 호가하는 캐나다구스 패딩점퍼를 입고 매장에서 제품을 구경하는 고등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에서 인기 있는 제품은 193만원 짜리 여성 롱패딩점퍼와 50만원대의 아동패딩점퍼다.
매장 직원은 "고객이 오면 우선 사이즈부터 물어볼 정도로 남아있는 제품이 거의 없다"면서 "지난해만 해도 11월부터 제품 판매가 활발했는데 올해는 8월부터 손님들이 찾기 시작해 지난달 이미 다 팔렸다"고 설명했다. 여성복과 남성복 브랜드도 사정은 비슷하다. 89만원대 빈폴레이디스의 롱패딩점퍼 '애니다운'은 '웨이팅'을 해도 두달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 빈폴레이디스 매장 직원은 "'애니다운'은 웨이팅 리스트에 올리면 다음달에 구매할 수 있다"면서 "한달에 한번씩 입고되는데 이달은 이미 꽉 찼다"고 말했다.
패딩 광풍(狂風)이 불고 있다. 아동부터 중ㆍ고등학생, 직장인까지 남녀노소할 것 없이 패딩을 찾고 있다.
패딩점퍼의 등급이 매겨지면서 몽클레르, 캐나다구스, 무스너클, 페트레이 등 100만~300만원에 이르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들도 차별화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동복, 여성복, 신사복, 아웃도어 등 복종 구분 없이 모든 패션 브랜드들이 겨울 코트 대신 패딩점퍼를 겨울 주력상품으로 내놓았다.
아동 제품에서 패딩의 인기는 절대적이다. 특히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의 아동 제품은 완판 수준이다. 페트레이 매장 관계자는 "아동 패딩점퍼는 4∼12세까지 나오는데 지금은 8세와 10세 제품만 소량 남아있다"면서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도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패딩은 여성복 시장도 강타했다. LG패션의 여성복 브랜드인 질스튜어트는 패딩 제품의 스타일 수와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두배 가까이 늘렸는데 이미 생산량의 70% 이상을 판매했고, 이달 초에 추가 재상산 주문을 진행했다. 제일모직의 빈폴레이디스도 패딩점퍼의 공급량을 지난해보다 40% 가량 늘렸다. 코트보다 물량이 2~3배 많다. '애니다운'은 매장 입고 3주만에 일부 상품이 완판됐다. 롱스타일은 초도물량 3000장이 3주만에 다 팔렸다. 짧은 패딩점퍼는 60% 가량 판매됐다. 여성브랜드 타임이나 마인의 패딩점퍼 가격은 150만~350만원 선에 판매돼 지난해보다 50만~100만원 올랐다.
남성브랜드 상황도 비슷하다.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는 패딩 점퍼류의 스타일 수와 생산량을 전년보다 50% 이상 늘렸다. 패딩점퍼 판매는 전년 점퍼류보다 300% 이상 증가했다.
헤지스는 패딩 점퍼류의 초기 반응이 좋아 중ㆍ고가 제품 중심의 8개 스타일에 추가 재생산 주문을 실시했다. 빈폴맨도 고급 거위털을 충전재로 사용한 '폴라 다운'을 전략상품으로 내세웠다. 빈폴맨은 올 겨울 6만장 정도 패딩점퍼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 판매도 호조다. 특히 반짝 추위가 온 지난 8일부터 패딩판매가 급증했다. 코오롱스포츠는 8∼11일 패딩매출이 전주(1~4일)보다 60% 급증했다. 같은 기간 LG패션 라푸마의 '헬리오스' 패딩점퍼류 매출도 80% 늘었다. 블랙야크와 K2도 10~20% 증가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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