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대상 이벤트 급증..."어른들이 학생에게 외모 지상주의 권장" 비판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예쁜 새내기 되기 프로젝트! 수험표로 할인 받고, 예뻐지자!"
서울 서초구에 있는 S성형외과는 이번에 수능을 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할인 이벤트를 전개하고 있다. 수험증을 지참하고 예약 방문한 학생들에게는 12월에 한해 최대 50%까지 시술 가격을 할인해준다. 쌍꺼풀 수술(매몰법)은 8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눈 앞트임까지 겸하면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비용이 내려간다. 콧대와 코끝 합쳐서 300만원인 코 수술은 150만원까지 할인된다. 이벤트 광고가 적힌 게시물에는 이목구비가 뚜렷한 한 여성 외국인이 모델로 등장한다.
강남에 위치한 M피부과에서는 아예 상담만 해도 겨드랑이 영구제모 1회를 무료로 해주면서 수험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겨드랑이 제모는 총 5번에 걸쳐서 시술을 하는데, 수험생들은 4회분 가격만 내면 된다. 여드름 치료도 겸하고 있어 수험생 두 명이 함께 오면 5%, 3명이 함께 오면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공부하느라 관리할 틈도 없던 수험생들에게 깨끗하고 맑은 피부를 만들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게 이 피부과의 마케팅 전략이다.
이제 막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관문을 넘은 고3 학생들에게 '성형'이 또 다른 관문이 되고 있다. 일부 성형외과 및 피부과들을 비롯해 사회 곳곳에서 이들에게 성형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아예 '고3 성형'이라는 말이 따로 있을 정도이며, 다양한 부위의 성형수술을 한데 묶어서 하는 '패키지' 상품도 인기다. 일부 병원들은 수능 당일 고사장 앞에서 "수험생을 위한 특별 이벤트"라며 사은품을 나눠주며 판촉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매년 수능시험이 끝나면 반복되는 현상으로, 어른들이 나서서 학생들에게 성형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수능이 끝나자마자 학생들의 문의 전화 및 상담예약이 평소보다 3배는 늘었다"며 "학부모들이 직접 학생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명동에 있는 한 피부과 관계자 역시 "성형뿐만 아니라 다이어트, 피부관리 등의 프로그램에도 학생들이 관심을 많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덩달아 병원, 할인혜택, 후기 등 성형 정보를 알려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
일부 학생들 역시 이 같은 '성형 열풍'에 자연스럽게 편승하고 있다. 수험생들이 있는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쌍커풀 자연스럽게 잘 하는 곳 알려주세요", "연예인 000와 비슷한 코 수술 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등의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올해 수능을 친 이형주(가명ㆍ19) 양은 "친구들은 수능시험을 친 그 날 바로 성형외과에 가서 상담을 받았다"라며 "아무래도 성형을 하면 대학 면접에서도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극심한 외모 지상주의가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퍼진 이유는 우리 사회가 '성형'친화적인 환경으로 바뀐 탓도 크다. 2011년 602건이었던 성형광고는 2012년 3248건으로 1년 만에 5배 이상 급증했다. 전체 의료 광고 중 4분의1을 성형광고가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지하철 광고판, 신문, 인터넷사이트 등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청소년 관람가 영화를 상영하는 한 극장에서는 얼굴형 때문에 고민하던 한 여성이 '브이(V)' 라인으로 안면윤곽 수술을 하는 광고가 버젓이 상영되고 있다.
최근 한 아르바이트 포털에서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수능이 끝나고 하고 싶은 일 1위로 '성형'이 꼽히기도 했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팀장은 "성형광고를 포함해서 모든 의료광고는 부작용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라며 "특히 판단 능력이 미숙한 청소년들을 유인하기 위한 과장, 허위 광고에 대해서는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국제성형의학회에서 공인(?)한 인구 대비 성형 수술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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