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빅사이즈 우유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PB제품은 가격이 싸지만 맛은 없다. 카피제품이다.'
그 동안 유통업체의 PB(자체 브랜드)제품에 대한 일반적인 소비자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먹거리에 관해서는 더 까다로웠다. 이 같은 편견에 정면돌파하며 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꿰찬 상품이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해 말 출시한 PB흰우유의 폭발적인 소비자반응에 힘입어 지난 9월부터 PB우유의 범위를 가공유까지 확대했다. CU빅딸기우유, CU빅초코우유 등 PB가공유 2종을 내놨다. CU가 이들 제품에 가장 주력한 것은 용량과 가격이다. 500㎖짜리 제품 가격을 1500원으로 낮춰 기존 300㎖ 가공유 수준으로 떨어뜨린 것. 용량은 일반 제품보다 60% 많지만 100㎖당 가격은 200원 싸다.
CU가 빅사이즈 PB가공유를 개발하게 된 것은 최근 들어 PB우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CU에서 지난 3월과 5월 출시한 200㎖ PB흰우유와 300㎖ 저지방 PB우유는 각 카테고리별 매출 상위 2~3위에 랭크돼 있다. 지난달에는 해당 카테고리 내 CU빅초코우유는 2위, CU빅딸기우유는 5위를 기록했다. 출시 두 달만에 두 제품의 총 판매량은 160만개다.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바나나맛우유에 이어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전체 가공유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12.3%에 이른다.
개발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제조사를 설득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대용량 가공유는 시판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생소하기 때문에 PB제품으로 내놔도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게 제조사 입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윳값 인상은 오히려 CU빅사이즈 가공유 개발의 촉진제가 됐다.
CU는 CU빅딸기우유와 CU빅초코우유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자 이달 14일에는 CU빅커피우유를 출시한다.
정승욱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CU빅딸기우유, CU빅초코우유는 출시 일주일 만에 가공유 매출 상위 5위권에 진입하며 기존 CU우유의 인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며 "용량의 차별화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근 우윳값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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