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김영식 기자] KT 이사회가 12일자로 이석채 회장의 사퇴를 수용하면서 표현명 T&C(텔레콤&컨버전스) 부문장(사장)이 직무대행을 맡는 비상경영체제가 세워졌다. 다음 주 초 재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정관에 따라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임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KT 정관에는 이사회에서 CEO의 구체적 퇴임일자가 정해지면 이를 기준으로 2주 이내에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하게 돼 있다. CEO추천위원회는 이사회 내 7개 위원회 중 하나로 사외이사 7인 전원에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된다.
현재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인 김응한 미국 미시건대학교 석좌교수, 이춘호 EBS 이사장,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 성극제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이현락 세종대학교 석좌교수, 송도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차상균 서울대학교 전자정보공학부 교수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사퇴한 이 회장을 제외하고 김일영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과 표현명 사장이며 둘 중 한 사람이 참석한다.
다만 앞으로 구성될 CEO추천위원회에서 차기 CEO 후보를 위원회의 의견을 종합한 단일 후보자를 추천할지, 외부에 공개 모집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외부 공개모집은 투명성이라는 명분은 있지만 논란도 함께 커져 최종 인선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단일 후보 추천은 경영공백은 최소화할 수 있지만 밀실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이사회 구성원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중수 전 사장이 사퇴한 이후 이 회장이 선임될 당시인 2008년 12월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사외이사들이 대폭 물갈이된 바 있다. 총 7명의 사외이사 중 5명이 자진사퇴한 것이다. 현재 KT 사외이사는 모두 이 회장이 낙점한 인사들이다.
이 회장의 사임이 긴급이사회를 통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진 것에 대해 KT는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청와대나 정치권의 내정자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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