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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실적 낸 삼성, 천재 임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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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눈'에 차는, 혁신두뇌 없었다…이건희 미래경영 '갈증' 반영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이라는 전무후무한 신기록을 세운 가운데서도 삼성그룹 최고의 석학이자 천재에게 부여되는 '삼성 펠로우(Fellow)'를 선정하지 않아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12일 삼성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삼성 펠로우를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대상자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02년 펠로우 제도를 신설한 이후 삼성그룹은 매년 1~2명의 펠로우를 선정해왔다. 11년 동안 펠로우 선정자가 없는 해는 2009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삼성그룹 내부에선 올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최소 1명 이상의 펠로우 선정을 기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아예 선정자가 없었다.

삼성 내부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기술 전략이 패스트 팔로어에서 새로운 혁신을 토대로 재정립되며 펠로우 심사 역시 보다 엄격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세계 시장을 혁신할 수 있는 탁월한 기술 실적이 향후 펠로우 선정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2002년 기술중시와 인재중시의 경영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펠로우 제도를 신설했다. 심사는 그해 발표한 논문과 연구 실적 등을 종합해 진행된다.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만 펠로우로 선정되는 것이다.


펠로우로 선정될 경우 10억원이 넘는 연구비가 지원되며 독자적인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인력까지 지원한다. 해당 분야 대외활동도 모두 지원한다. 삼성그룹 내 연구원들에게는 꿈의 직위인 셈이다.


승진 등 처우도 파격적이다. 본인이 원하면 연구만 진행할 수도 있고 경영을 맡을 수도 있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삼성종합기술원 재직 시절 펠로우에 선정된 바 있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펠로우로 선정된 인물은 총 19명이다. 삼성종합기술원,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등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나노재료, 영상처리, 조선해양,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펠로우가 배출됐다.


지난해에는 삼성종합기술원에 재직 중인 박영수 연구위원이 펠로우로 선정됐다. 박 연구위원은 반도체 박막성장 기술 분야 세계 최고 전문가로 불리며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산화물 반도체 기술, 산화물 메모리 소자 등의 신사업용 핵심 기술 개발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편, 삼성그룹에서 운영하는 펠로우 제도와 별도로 삼성전자에서 운영하는 연구인력 장려 제도인 '마스터'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삼성전자가 신설한 마스터 제도는 삼성전자 핵심기술 분야 최고 연구개발(R&D) 전문가를 선발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스터에 선정되면 직급에 상관없이 각종 처우를 임원급으로 격상시켜준다. 임원급이 해야 하는 조직관리 등의 업무는 일체 없애 오직 연구에만 집중하게 하고 학회발표 등 외부 활동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높이는 데 전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2009년 마스터 제도를 신설하며 총 7명의 연구위원을 마스터로 선임했다. 같은 해 말 2기 마스터로 7명, 3기(2010년 말) 8명, 4기(2011년 말) 12명을 선임했으며 지난해에는 총 11명의 마스터를 선임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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