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기업공개(IPO) 규모와 증권가 IPO 수수료 수입액이 정상 등극을 앞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미국 주식시장에서 192개 기업이 IPO를 통해 신규 상장했으며, IPO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 규모는 518억달러에 이른다. '닷컴버블'로 기술주들의 IPO 열풍이 절정에 달했던 2000년에 근접해 있다. IPO 규모는 지난 2009년 바닥권으로 떨어진 이후 4년 연속 급증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금 상황에서는 연말까지 사상 최대 IPO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전망이다.
IPO 시장에서 '대어(大漁)'로 통했던 트위터의 성공적인 상장 이후 연 말까지 남은 몇 주 동안 굵직한 기업들의 줄 이은 상장이 예고돼 있다. 주식시장 분위기가 워낙 좋은데다 싼 값에 기업을 사들인 사모펀드, 헤지펀드 업계가 미 정부의 출구전략 발표 이전에 보유 기업들의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이 더해진 영향이다.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힐튼 호텔 체인인 힐튼 월드와이드의 IPO 주관사로 도이체방크·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모건스탠리 등을 선정하고 지난 9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초 내년 초로 상장 예정일이 알려졌었지만, 힐튼은 다음 달 첫째 주를 목표로 IPO 작업을 추진중이다. 상장 규모는 12억5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다.
블랙스톤이 보유한 또 다른 호텔 체인인 익스텐디드스테이아메리카가 이번주 안에 5억5000만달러의 IPO를 단행할 예정이며 헤지펀드 폴슨앤코가 주주로 있는 출판사 하우톤 미플린 하코트 퍼블리싱도 2억7400만달러 규모 IPO를 추진중이다.
FT는 사모펀드, 헤지펀드 업계가 IPO 시장에 기름을 붓고 있으며 업종별로는 기술, 헬스케어(바이오), 부동산 업종이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티브 바로노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글로벌 M&A사업부 대표는 "기업들이 IPO 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가치)을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IPO 열기 속에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던 증권사, 투자은행(IB)들은 적은 인원으로 최대 수익을 얻게됐다. 증권사, IB의 IPO 수수료 역시 최근 몇 년간 수직 상승하며 2000년도에 돌파했던 30억달러를 향하고 있다. 업계 관행상 기업들은 IPO 규모의 1~3%를 증권사, IPO 주관업무에 대한 수수료로 책정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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