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790억달로러 전년보다 46% 급증…中·호주 기업 중심 활발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아시아의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현지 기업들의 사회기반시설(인프라) 관련 M&A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기업들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진행한 인프라 관련 M&A 규모는 790억달러(약 83조74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6% 급증했다.
아시아 기업들은 항만·도로·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M&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의 인프라 M&A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중국·호주 기업들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내수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타이캉(太康)자산운용과 궈롄(國聯)에너지산업 투자펀드가 합작으로 국유 석유업체 페트로차이나의 송유관 사업에 33억달러나 투자한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들어 해외 인프라 업체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있다. 아시아 최대 부호 리카싱(李嘉誠) 회장이 이끄는 청쿵(長江)그룹은 지난 6월 네덜란드 폐기물 관리업체 AVR워터트리트먼트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핀란드 전력회사 포트툼의 전력공급 사업 부문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전력투자집단공사는 올해 초 나이지리아 전력부와 현지 전력산업에 200억달러나 투자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말레이시아 투자은행 CIMB의 비랄 가타니 에너지·인프라 부문 대표는 "중국 정부가 경제체질 개선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의 인프라 M&A 규모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국영 기업을 중심으로 인프라 M&A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올해 아시아에서 상위 10위 인프라 M&A 가운데 5건이 호주 기업에 의해 추진됐다. 호주 정부는 국유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국영기업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호주 정부가 최근 국영 의료보험업체 메디뱅크의 민영화안을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스주(州)는 주정부의 전력사업 부문 매각을 검토 중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리처드 와그너 투자은행 부문 대표는 "호주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국영기업 민영화 정책이 인프라 M&A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며 "글로벌 인프라 M&A 시장에서도 호주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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