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7일 "IT 부문에서의 사고는 시장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며 "보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는 자문의원을 포함한 금융전문가들로부터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바람직한 금융시장·산업의 발전 및 감독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금융 선진화 과제를 일관된 기조하에서 지속 추진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금융권의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특히 "IT 부문에서의 사고가 시장 신뢰를 저해한다"는 그의 지적은 지난주 키움증권의 전산 장애 등 국내 증시에서 최근 연이은 거래 먹통 사태로 투자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나와 눈길을 끈다.
금감원은 키움증권과 관련해 원인, 위법성 등을 확인한 후 검사 착수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상태다. 이에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시장 전 종목의 주식 매매 거래가 장중 7분간 중단됐고, 지난달 4일에는 미래에셋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주문 체결 조회가 지연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이날 이 원장은 미국발 상호관세 등이 국내외 금융시장의 또 다른 변동성 확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구조적 위험요인에 대한 선제적 관리 ▲금융권의 근본적 체질 개선 ▲내부통제 미흡 시 무관용 원칙으로 금융권 신뢰 회복 등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주식시장,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가속화되고 내수 부진 지속 및 대내외 산업환경 변화 등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업공개(IPO) 개선, 의결권 행사 공시시스템 구축 등 주주가치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을 지속하고,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훼손하는 각종 불공정거래, 사익추구 행위 등에 대한 엄단기조를 견지하겠다"며 "금융권의 디지털 혁신이 책임성, 소비자 보호와도 조화를 이루도록 혁신금융을 위한 인프라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규율체계 확립 또한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주가 급변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불완전판매, 금융사고 등으로 금융권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내부통제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금융권의 신뢰 회복을 피력했다. 이어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중소금융권의 지역과 서민에 대한 자금공급 역할 확대, 보험개혁 과제의 일관된 추진 등 금융권 본연의 역할 기능 회복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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