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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삼성서비스 직원 업체 사장 "큰 불행 미리 막지 못해 안타깝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3초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지난달 3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삼성TSP 소속 고 최종범 씨와 관련해 이제근 삼성TSP 사장이 "큰 불행을 막지 못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장은 1일 서신을 통해 고 최 씨의 사망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삼성전사서비스도 이날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고인의 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장은 고 최 씨가 사측의 실적 압박과 노조 탄압 등을 견디지 못해 자살했다는 세간의 소문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고인은 "그동안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다. 배고파 못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 사장은 "최종범 엔지니어의 안타까운 소식 앞에 무엇보다 먼저 마음 깊이 고인을 애도하고 남은 가족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고인과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저로서는 아직도 믿을 수 없는 마음에 그저 망연자실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고인은 2010년 10월 입사한 이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해 왔고 저도 마음속 깊이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던 직원이었다"며 그러나 고인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소문과 억측이 나오고 있어 누구보다 정확한 사실을 알고 있는 제가 해명을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돼 고심 끝에 말씀을 올리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 사장은 고인이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남겼음에도 주변에서 이를 막지 못했다는 점을 가장 안타까워 했다. 그는 "특히 안타까운 것은 고인이 이런 불행한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긴 것을 뒤늦게 알게 돼 이런 큰 불행을 막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고인은 지난달 30일 밤 10시경 동료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여러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죽고 싶다는 말을 하기에 동료 직원들이 고인을 위로했다고 한다. 고인은 술자리를 마친 뒤에 노조 카톡방에 접속해 불행한 일을 암시하는 글을 남겼고 그날 밤 큰형을 찾아가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 같은 고인의 행적은 하나같이 돌이킬 수 없는 선택 앞에서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찾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것들인데 제가 뒤늦게야 그것을 알게 된 것이 너무나 한스럽다"고 한탄했다.


이 사장은 고인이 업무 실적이 좋아 올 1~9월 월평균 41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았고 밝혔다. 또 최근 3개월 동안에는 그보다 많은 505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았다고 했다.


이 사장은 "고인은 지난해 7월에 아파트 구입을 위해 돈이 부족하다고 해 1000만원을 가불해 줬고 최근에는 퇴직금을 중간 정산했는데 모친의 병원비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인이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었는데 고인 주변의 어려움을 살피지 못했던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며 "유가족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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