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 정부의 부문 업무 일시 정지(셧다운)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도 중국은 왜 미 국채를 과감하게 던져버리지 못했을까.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중국이 미 국채를 많이 보유할 수밖에 없는 이유 네 가지를 최근 제시했다.
첫째, 중국이 미 국채를 매입하는 것은 미 국채 가격보다 대미 교역 때문이다. 중국은 대미 교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 적자 규모는 세 배로 늘었다. 올해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미국이 수입한 중국산 제품은 3190억달러(약 338조7780억원)어치다. 미국이 지불한 돈은 중국 외환보유고의 증대로 이어진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현재 3조7000억달러 규모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달러화 자산이다. 중국이 미 국채를 매도할 경우 자국이 보유한 달러화 자산 가치는 크게 떨어진다. 중국으로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둘째, 중국이 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을 감당한다고 치자. 그러나 달러 대신 유로화를 더 많이 들고 있을 이유가 별로 없다. 중국은 이미 충분한 양의 유로화 자산을 보유 중이다. 중국은 유럽에 대해서도 대규모 무역흑자를 기록 중이다. 올해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중국의 대(對)유럽 무역흑자 규모는 1170억달러다. 유럽 경제가 최근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셋째, 현재 중국으로서는 미 국채만큼 안전한 투자대상이 없다. 미 국채처럼 거대한 양을 흡수할 수 있을만큼 유동적인 자산은 찾기 힘들다. 수익률을 생각해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자니 변동성, 다시 말해 리스크가 크다. 중국이 달러화 자산을 들고 있는 이상 미 국채 투자 외에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는 얘기다.
넷째, 중국은 미국이 디폴트에 빠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한다. 미국이 셧다운을 몰고온 공화당 강경파 등 우익세력 '티파티'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미국인 5명 가운데 1명은 이들 세력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중간선거에서 우파가 이기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재정적자가 급속도로 줄고 있는 점도 디폴트 우려를 낮추는 대목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3% 미만으로 떨어지고 2015년에는 2%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지난 8월 미 국채 보유 규모를 상당폭 줄였지만 여전히 1조2000억달러대의 미 국채를 갖고 있다.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인 셈이다. 미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 8월 현재 1조2681억달러로 7월 1조2793억 달러에서 112억달러 줄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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