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건욱 기자]배우 하지원이 반전 있는 두 가지 매력으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28일 오후 방송된 '기황후' 첫 방송에서 하지원은 공녀로 원나라에 끌려가 결국은 황후자리에까지 오른 기승냥 역할을 맡아, 사내 같은 거친 모습 속에 숨겨진 여성미로 반전 매력을 과시했다.
기승냥(하지원 분)은 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왕고(이재용 분)의 수하로 들어가 무술을 연마해 살아남은 인물이다. 그는 가혹한 성장 배경에 걸맞은 거친 모습으로 활쏘기를 비롯한 각종 액션 연기를 실감나게 표현했다.
이날 방송에서 기승냥은 왕유(주진모 분)와 운명적으로 조우, 술과 무술로 서로의 기량을 뽐내는 등 카리스마가 어우러진 털털한 면모를 과시해 로맨스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하지원의 매력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는 사내 같은 행동 뒤에 숨은 여성미를 발산했다. 왕유는 기승냥을 남자로 착각해 거문고를 가르쳐주겠다며 스스럼없이 접촉을 시도했고, 여자임을 숨기던 그는 뜻하지 않은 상황에 직면한 것.
이 때 하지원은 비록 찰나지만 애틋한 분위기에 휩싸인 여인의 면모를 내비쳤다. 그 장면은 단순히 남녀사이의 미묘한 분위기를 넘어서, 앞으로 둘 사이에 펼쳐질 기구한 사랑이야기를 암시하며 깊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한편 '기황후'는 속도감 있는 연출로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묘미를 선사했다. 극의 빠른 전개는 아역들의 비중을 최소화해, 첫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주연배우들이 다양한 매력을 뽐낼 충분한 분량을 확보하며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