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디지털 사이니지' 설치한 서울 풍납시장 가보니
-터치스크린으로 지도·점포 검색 가능해 인기…2015년까지 전국 30곳에 세울 계획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늘었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이 동질감을 느끼고 뭉칠 수 있게 됐습니다. 인근 다른 시장에서도 다들 부러워합니다."
23일 찾은 서울 송파구 풍납전통시장. 입구에 선 6m 높이의 직사각형 구조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9월16일 삼성SDS가 풍납시장 상인회와 손잡고 설치한 '디지털 사이니지'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옥외 시설물에 디지털 멀티미디어 정보 화면을 설치한 '쌍방향 전자간판'이다.
시장 점포들의 광고나 할인판매 정보가 번갈아 표시되는 길쭉한 화면 아래에 하단에 사용자가 직접 눌러볼 수 있는 터치스크린이 달려 있다. 화면에는 시장 전체 지도가 표시되며 하단 메뉴에는 '농산ㆍ청과', '시장맛집', '식품ㆍ반찬'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의류ㆍ잡화'를 누르자 시장 지도에 관련 점포들의 위치가 일목요연하게 표시됐다. 한 가게의 위치를 누르자 사진, 대표상품, 휴무일, 위치, 전화번호같은 기본 정보가 팝업으로 떴다. 배달ㆍ예약ㆍ카드결제가 가능하거나 온누리상품권(전통시장 상품권)이 가능하다는 내용도 표시되며, 마음에 드는 가게에 '칭찬도장'을 찍어줄 수도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 설치는 풍납시장에 작지만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여기저기 세워진 차들로 번잡하던 시장 입구가 깔끔하게 정리되고 지역 주민들에게 풍납시장을 알리는 '랜드마크'가 생긴 것이다. 처음에는 '디지털 전광판' 정도로 알았던 상인들도 설치 한 달이 지난 지금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저녁 7시나 8시면 뜸해지던 사람들의 발길이 10시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승대문 상인회장은 "어두운 저녁에도 밝게 빛나는 시설물에 자연히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면서 "풍납시장의 상징으로 상인들의 자부심과 결속감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매출 증대 효과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전통시장을 정보통신기술(ICT) 접목으로 탈바꿈해 상생모델을 구축하는 시도는 여러 기업들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SDS는 차별화된 접근법을 내세운다. 시장으로 많은 고객들을 끌어모으는 것이 우선이란 판단 아래 삼성SDS가 강점을 가진 분야인 디지털 사이니지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비교적 젊은 연령의 주민들은 전통시장이 근처에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시장내 상점이나 취급상품, 편의성을 알리고 장기적 집객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SDS는 2015년까지 서울을 포함한 전국에서 전통시장 30개를 선정해 60대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송파구 마천중앙시장과 풍납시장에 총 3대의 디지털 사이니지가 설치됐다.
조동현 삼성SDS 선임컨설턴트는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장 상인들의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풍납시장의 경우 상인회장부터 높은 수준의 ICT 식견을 가진데다 상인회에 가입하지 않은 점주들에게까지 최소한의 비용으로 사이니지 사용을 개방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어가려는 의지가 있었기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상인들에게 스마트폰/인터넷으로 시장 매출을 올리는 방법, SNS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등 눈높이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삼성SDS 관계자는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전통시장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삼성 임직원으로 구성된 전통시장 기자단을 운영하는 등 지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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