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22일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 수십명을 본사 사옥과 관계사 사무실, 임직원 자택 등 모두 16곳에 보내 하드디스크와 회계 장부, 내부 보고서 등을 확보하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 2월 참여연대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업무상배임죄로 고발당했다. 이어 지난 10일 참여연대·전국언론노조는 KT 사옥 39곳을 매각하면서 감정가의 75%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만 받고 매각해 회사와 투자자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이 회장을 추가 고발했다.
참여연대는 이 회장이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스마트몰 사업 관련 60억원의 업무상 배임 ▲㈜오아이씨랭귀지비주얼 관련 59억원 이상의 업무상 배임 ▲㈜사이버MBA 관련 77억7500만원의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가 입수한 실무책임자들의 KT 내부 기밀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수백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도 스마트몰(SMART Mall) 사업을 강행했다. 스마트애드몰 사업은 지하철 5, 6, 7, 8호선의 역사 및 전동차에 정보기술(IT)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KT는 당초 3개월 경과 후 사업성에 따라 탈퇴가 가능하도록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 회장이 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업자금제공의 연대책임의무(지급보증)를 지는 금융약정을 체결했다.
당시 KT 가치경영실에서는 이 회장에게 스마트몰 사업 지분출자 및 경영정상화 방안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165억원의 적자 발생, 추가 자금 지출도 발생될 수 있다고 보고했지만 이 회장은 6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또 KT가 콘텐츠 사업 회사 ㈜오아이씨랭귀지비주얼(현 ㈜KT OIC) 설립에 참여하고 이 회사를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에게는 수억원의 이득을 주고 회사에는 60억원 가까운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2009년 KT는 이석채 회장의 친척인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이 운영하던 아헤드코리아와 함께 ㈜오아이씨랭귀지비주얼을 설립했다. 당시 KT는 20%인 2억원(40만주)을 투자했고, 나머지 8억원(160만주)은 유 전 장관이 부담했다.
그 후, 2011년 유종하 전 장관은 이 회사 지분을 황경호 이퓨처 사장에게 넘겼다. 황경호는 유종하의 지분 110만주를 2배 가격인 11억원에 매입했고,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도 유종하 보유 주식 50만주를 5억원에 매입했다. 이로써 유종하는 자신의 지분 전체를 설립 초기 가격보다 2배 높은 주당에 매도했고 약 8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참여연대는 이 회장이 8촌 친척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이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도 지분을 보유 중인 ㈜사이버MBA를 인수하면서 기존 주식가보다 9배 정도 비싼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해 2012년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77억원대의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KT는 2012년 77억7500만원을 투자해 이 회사 지분 174만9000주(전체 지분 50.5%)를 확보했다. 장부가액 기준 주당 4445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2010년 기준 ㈜사이버MBA 보통주는 290만주였고 주당 액면가는 500원이었다는 게 참여연대의 주장이다. KT는 500원의 주식을 주당 4445원에 매입했다는 계산이다.
지난 10일에는 KT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사옥 39곳을 매각하면서 감정가의 75%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만 받고 판 뒤, 다시 장기임대 방식으로 입주하는 '세일리스 백' 방식을 활용하며 회사에 800억원대의 손해를 끼쳤다고 대표이사인 이 회장을 고발했다.
두 단체는 39곳의 부동산 중 2011년 노량진, 강동, 성남 등 20개 사옥, 2012년 고덕, 반포, 성북 등 8개 사옥은 KT자회사인 KT AMC가 모집한 특정펀드에 재임대하는 과정에서 주위 시세보다 임대료를 더 높게 책정한 것이 배임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최대 869억원의 손해를 입었다는 설명이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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