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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투표제 채택기업, 5년새 3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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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보호장치 필요한데..재계반발에 도입 난항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일명 ‘장하성펀드’로 불렸던 라자드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는 지난해 남양유업에 현금배당을 높일 것을 요구했다. 당시 남양유업이 제시한 주주배당금은 보통주, 우선주 각각 1000원, 1050원으로 배당수익률은 0.1%, 0.3%였다. 경쟁사인 매일유업의 배당수익률이 0.63%인 것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이에 장하성펀드는 동종업체 대비 낮은 배당, 과도한 현금 유보액 등을 이유로 보통주 1주당 2만5000원(시가배당률 3.12%)의 배당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분율이 1.8%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25%)에 비해 적었던 장하성펀드의 제안은 부결됐다. 그리고 1년 후, 남양유업은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한 서울광고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오너에게 특혜를 준 것이 알려지면서 뭇매를 맞았다. 서울광고는 남양유업을 통해 벌어들인 순이익(12억8500만원)보다 많은 13억원을 오너가에 배당했다.


만약 남양유업에 집중투표제가 도입돼 지배주주를 견제할 사외이사가 1명이라도 있었다면 남양유업의 모습은 현재와 사뭇 다르지 않았을까. 소수주주들 역시 ‘욕설 파문’이후 주가 손실과 홍 회장의 지분 매각으로 다친 마음을 배당금을 통해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난 7월 법무부가 일정 자산규모 이상의 상장사에 대해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상법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재계의 반발에 부딪혀 갈 길을 잃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중투표제가 소수주주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도입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해 이를 1명에게 집중 투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수주주 보호를 위해 1998년에 도입됐으나 점차 집중투표제를 정관에서 배제하는 상장사가 늘어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22일 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집중투표제를 정관에서 배제하고 있지 않은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2007년 52개사에서 2010년 40개사, 지난해 34개사로 5년 새 35%가 줄었다. 따라서 법무부는 소수주주가 요건을 갖추고 청구할 경우에 한해서 집중투표제를 허용하도록 간접적 의무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재계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상법개정안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계의 반대 논리는 투기 성향의 외국계 펀드가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기업들은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되면 외국계 투기성 자본이 이사 선임을 통해 국내 경영권 간섭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가장 우려한다”며 “집중투표제는 주주간 갈등을 초래해 의사결정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경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재계의 논리는 지배주주와 반대되는 목소리는 하나도 듣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지배주주 견제 장치가 미비해 최소한의 소수주주 보호장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수많은 기업들이 상장폐지되는 과정에서 지배주주의 '먹튀'사례가 왕왕 나옴에도 불구하고 소수주주들의 민사소송이 적은 것이 그 방증이라는 것이다.


박 원장은 "설사 투기성 자본이 들어온다고 해도 이들이 기업가치를 훼손해 돈을 벌 순 없다"며 "한국기업들은 배당이 지나치게 적기 때문에 그들의 배당요구는 오히려 효율적 경영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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