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평가서 건네준 자료로 자산운용…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 누락
18일 사학연금과 채권평가 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은 지난해 채권 벤치마크 지수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한국자산평가의 채권 지수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했다. 사학연금은 한국자산평가, KIS채권평가, NICE피앤아이 등 채권평가사 3곳의 평균 지수를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해 왔다. 벤치마크는 기금운용 실적평가, 성과급 지급 기준, 자산배분정책 수립 등에 사용되는 중요 지수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기존 채권지수를 검토한 결과, 편입돼 있어야 할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이 누락돼 있음을 알게 됐다"면서 "다른 2개 평가사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엉터리 지수가 사용된 건 20년물이 국내에 처음 도입된 지난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무려 7년간이다. 한국자산평가 측은 사학연금에 "기존대로 지수를 산정하느라 미처 20년물 이상을 챙기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학연금은 올해 초 벤치마크 구성요건을 재정비하고 제로베이스에서 채권평가사를 평가해 에프앤자산평가 등 3곳을 새로 선정했다. 이전 벤치마크 구성요건이 갖춰진 게 지난 2003년이니 10년 만에 채권지수를 손본 것이다.
사학연금 측은 "20년물 이상의 채권 비중이 크지 않고 3사 평균 지수를 벤치마크로 사용했기 때문에 오류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채권지수는 문제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8월 말 기준 사학연금 기금 11조2792억원 중 국내 채권(직접 및 간접) 규모는 5조4574억원에 달한다.
한편 4대 연기금(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중 2곳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견되며 한국자산평가 지수를 사용하는 연기금 및 기관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00년 이래 10여년간 채권평가사 3곳의 시장 과점이 이어져 온 가운데 연기금, 공제회 및 자산운용사 중 한국자산평가 지수를 사용하는 곳은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