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평가서 건네준 잘못된 잣대로 운용실적 평가…최근 발견해 고쳐
16일 국민연금과 채권평가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07~2012년 6년 동안 채권 벤치마크가 잘못된 점을 확인하고 최근 기금운용현황 자료를 수정했다.
벤치마크는 국민연금의 직접 및 위탁운용 실적평가, 성과급 지급 기준, 중장기자산배분정책 수립 등에 쓰인다. 국내채권은 국민연금채권지수를 기준으로 한다. 국민연금은 한국자산평가, KIS채권평가, NICE채권평가 등 3사에 채권지수를 받아 국민연금채권지수를 산출하는데, 한국자산평가가 채권지수 산정 때 편입해야 할 일부 채권을 누락한 채 국민연금에 지수를 제공해 문제가 발생했다.
국민연금 측은 "20년물 이상 채권의 지수 편입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점을 확인했다"며 "만기 1.5년 이상 채권 및 잔존만기 3개월 이상 채권물에서도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자산평가 관계자는 "당시 채권지수 산정을 담당하던 직원이 퇴사해 뭐라 할 말이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국고채 30년물을 새롭게 채권지수에 넣으며 기존 벤치마크를 확인하는 과정 중 오류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된 지수를 적용해 보니 지난 6년간 벤치마크는 평균 0.02%포인트 떨어졌고, 초과수익률은 0.02%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동안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역에는 9000만원가량 성과보수가 덜 지급됐고 일부 위탁운용사에는 2800만원가량이 추가 지급됐다.
국민연금은 위탁사에 반환청구를 하고 미반환 시 한국자산평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벤치마크 오류가 크지 않고 다른 자산군과 관계도 적어 중기자산배분 등 의사결정 정책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7월 말 현재 국민연금 기금은 406조원이고 이 중 국내채권에 237조원이 투자되고 있다. 국내채권 위탁운용 규모는 25조원가량이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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