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이상 보유종목 주가 상승률 평균수익률 못미쳐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국민연금이 신규로 10%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상장사들의 주가 상승률이 시장평균수익률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손' 연기금이 사들인 종목에 대한 '추격매수 효과'가 옅어지고 있는 것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국민연금은 장 마감후 10% 이상 지분율을 확대한 25개 종목을 공개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만도, CJ제일제당, 코스맥스, 제일모직, 풍산, 유니퀘스트, 애경유화, 삼성물산, 롯데푸드, 동양기전, LS, 현대건설, 한솔CSN, LG상사 등 코스피 종목이 23개, KH바텍과 코텍 등 코스닥 종목이 2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종목 가운데 3분기 이후 시장평균(코스피 지수 상승률 5.1%)을 상회한 종목은 애경유화, 삼성물산, 동양기전, LS 등 7개 종목에 불과했다. 전체 23개 종목의 평균상승률은 3.56%로 시장평균수익률을 1.53%포인트 하회했다.
이 가운데 AJ렌터카는 15.1% 하락해 주가 낙폭이 가장 컸다. 코스맥스(-1.8%), 유니케스트(-3.1%), 유한양행(-3.3%), KT(-0.1%) 등도 주가가 하락세를 그렸다.
코스닥 중소형주 투자 수익률도 부진했다. 코스닥 지수 상승률(3.1%)을 웃돈 종목이 하나도 없었다. 특히 KH바텍은 9월 이후 18.2%나 내려 국민연금 지분율 10% 이상 보유 종목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코텍도 같은기간 0.9% 오르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의 기본적인 투자전략이 '저가매수해 장기 보유하는 것'이라며 단기 고수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민연금이 사들였다는 이유만으로 호재로 작용해 관련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그런 경향이 줄고 있다"면서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국민연금의 투자 목적과 개인투자자의 패턴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주의 경우 지분율 10%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은 자금집행 규모가 커 중소형주를 조금만 사도 지분율 10%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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