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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시선]누가 교권확립을 원하는가

시계아이콘01분 37초 소요

[낯선시선]누가 교권확립을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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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대로 갑을을 따지자면 을 중의 을은 학부모다. 앞으로는 학교에 치이고 뒤로는 사교육에 멍드니 세계 제일의 을이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직업이 무엇인지, 가족 중에 교사가 있는지 자문해볼 일이다.


독일에서도 흔히 "교사는 오전에 권위를 갖고 오후에 자유를 갖는다(Lehrer haben vormittags Recht und nachmittags frei)"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만 편한 직종은 아닌가보다. 예전에는 몰라도 지금은 항공관제사 다음으로 어려운 업무를 한다는 것이 독일의 교사들의 주장하니 엄살도 공통이다. 제2차 대전에서 패전하고 나니 먹을 것이 없기는 교사도 마찬가지여서 달걀이나 밀가루가 넉넉한 농부의 아이들이 사랑받았다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그렇다면 교사는 갑인가?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교사에 관해 여러 항목에 걸쳐 국제비교를 한 자료(Teacher Status Index 2013, Varkey GEMS Foundation)가 소개되었다.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빽빽하게 6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 단편적으로 전해진 것이어서 우리 입장에서 다시 음미할 필요가 있겠다. 우선 교사의 지위가 21개 나라에서 네 번째라고 하니 그리 나쁘지는 않은 듯하다. 특히 우리나라 교사의 보수 수준은 매우 높다. 구매력평가(PPP)를 기준으로 비교하여 미국, 일본, 독일, 싱가폴과 더불어 최고 수준이다. 스페인, 포르투갈은 물론 영국, 프랑스, 핀란드, 스위스보다 높다. 물론 사회보장수준이나 학부모의 정성, 기타 부수입 등을 고려하면 약간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긍정이 11%에 불과하다. 존경이라는 단어의 어감이 차이가 있을까? 중립이 30%가 넘고 부정이 50%가 넘는 것을 보면 유감스럽게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20% 이하의 긍정이 조사국가 중 절반이나 되지만 어쨌든 한국이 최하위라는 점에서는 더욱 유감이다. 최고수준의 대우에 최하의 존경. 왜 그럴까? 명예로운 교권 대신 생활인으로서의 실리를 택한 것일까.


이러한 비교를 할 때 핀란드에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좀 더 자세히 국회의 입법자료를 보자. 교사는 사회적으로 존중되며 교실에서 권위를 갖고 자율적 권한도 크다. PPP로 환산한 보수를 보자면 초봉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점차 벌어져서 최고호봉은 거의 곱절이다. 물론 우리나라가 높다. 그렇다면 핀란드의 교장이 궁금하다. 그곳에서 교장은 주당 3~20시간의 수업을 담당한다. 교감은 교장이 임명하며, 별도의 직위도 아니다. 이제 갑은 드러난 듯하다.

교사에 대한 학생의, 그리고 학부모의 불만, 그 근저에 놓인 것은 무엇일까? 단적으로 선행학습이다. 학습을 하는 과정에 가장 중요한 것은 새 단원에 대한 시야와 개념을 파악하는 단계이다. 이것을 사교육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학원에서 어디까지 배웠느냐는 말을 하는 입은 뻔뻔스럽다. 능력의 문제로 치부할 수는 없다. 학원강사와 비교하자면 교습방법에서부터 정규제도를 통해 배운 학교 교사가 적어도 평균적으로는 더 우월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잡무 때문에 수업준비를 할 시간이 없다고도 한다. 그러나 최근에 올레길, 두레길이며 세계 곳곳의 오지여행 루트가 개척된 계기를 보자. 그럴 여유를 가진 직업군이 달리 있을까? 시간이 없다는 주장은 수긍할 수 없다.


이제 와서 선행학습을 강제로 금지하기는 여러 갈래에서 얽혀있는 이해관계로 보아, 그리고 국회의원의 면면을 보면 어려울 것이다. 교사가 더 잘 가르치는 수밖에 없다. 이제는 학원강사와 경쟁해서 입증하는 수밖에 없다. 교사는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학부모가 원한다. 교권확립을.


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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