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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詩]자크 프레베르의 '공원'

시계아이콘00분 39초 소요

수많은 별들 중의 하나인 지구/지구 위의/파리/파리의 몽수리 공원에서/겨울 햇살 비치는 어느 아침/너 나에게 입맞추고/나 너에게 입맞춘/이 짧은 영원의 순간을/천년 만년이 걸려도/다 말하지 못하리


자크 프레베르의 '공원'


■ 자크 프레베르(1900-1977)는 프랑스의 국민시인이라 불린다. 가끔 초현실주의 시인이라는 명찰이 붙기도 하지만, 그의 시력(詩歷)의 대부분은 대중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언어들 속에서 숨쉬었다. 이브 몽땅이 불러서 유명해진 '고엽(枯葉)'의 가사는 바로 프레베르의 시이다. 세상의 연인들을 낙엽처럼 흔든 대중적 감성은 이 시인을 불멸의 스타로 만들었다. 프레베르의 시 '공원'에는, 시나리오 작가로 활약한 그의 영화적 감각이 숨어있다. 생동감있는 카메라워크가 공간과 시간을 절묘하게 오간다. 찰나와 무한이 어떻게 공존하는지를 인상적인 연출로 보여준다. 겨울 햇살 비치는 어느 아침의 키스. 그것은 짧은 영원이었다. 별들이 빛나는 우주에서 지구로, 파리라는 도시로, 그리고 그곳의 공원으로 시야를 좁혀 들어오면 키스하는 남녀가 보인다. 키스는 두 사람의 입술 사이 틈도 없는 거기에서 이뤄지지만, 우주까지도 그것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 순간의 행복은 어떠했던가. 천년 동안 만년 동안 설명해도 말할 수 없다. 심장이 쿵쾅거렸던 그 공원의 한때는, 두 삶의 평생동안, 그리고 우주의 영원 속에서 영원히 쿵쾅거리고 있을 것이다. 무한과 영원에 아로새긴 한 점(點) 사랑, 입술 사이에서 불붙던 당신과 나의.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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