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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내분 심화…면피하기 바쁜 경영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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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 책임 공방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동양그룹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사태 이후 경영진 간 내분이 심화되고 있다.


숨은 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선라인과 현재현 회장 라인 간의 알력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동양그룹 안팎에서는 오래 전부터 주먹구구식으로 방만하게 운영돼 오면서 곪을 대로 곪은 그룹의 치부가 드러난 것으로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 대표 측근은 16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를 통해 동양그룹을 좌초시킨 것은 약 10년 전부터 진행돼 온 잘못된 사업 전략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애초에 현재현 회장의 경영 실패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자료는 현 회장의 경영 실패를 조목조목 꼬집고 있다.

먼저 동양레저 중심의 무리한 지배구조 재편을 지적했다. 사업 규모가 미약한 동양레저를 중심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재편하려 한 게 애초에 잘못된 일이었다는 것이다.


동양레저가 동양종금과 동양메이저를 계열사로 둔 그룹 지배구조 상위에 놓이게 되면서 문제의 발단이 됐다고 주장했다.


동양레저는 갖고 있던 안성 파인크리크 골프장과 삼척 파인밸리 골프장을 각각 지난 2004년, 2005년 동양생명에 매각하고 이 돈으로 동양메이저(현 ㈜동양)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가 됐다.


동양레저는 골프장 운영 경험이 없는 동양생명으로부터 골프장을 임대해 운영해 왔다. 임대운영의 대가로 동양생명에 매년 약 160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동양레저가 동양생명에 골프장을 매각한 금액의 7.5%에 이른다. 당시 이 금액은 동양레저의 사업 규모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음에도 계약은 계속 유지됐고 이후 동양레저는 이 임대료를 내기 위해 주식담보대출 및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면서 문제가 터졌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동양메이저의 엉성한 사업 확장에 따른 레미콘사업 실패 ▲동양시멘트의 우회상장으로 재무적 부담 가중 ▲㈜동양의 무리한 사업 양수도로 인한 재무 악화 등을 그룹 좌초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동양그룹 안팎에서는 이 같은 지적에서 김 대표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반응이다.


자신 역시 그룹 주요 경영진 중 일원으로 이번 법정관리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에도 현 회장의 경영 실패로 몰며 자신은 빠져나가려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료의 내용은) 지금 시점에서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얘기"라며 "동양그룹 사태에 대한 책임 여부를 떠나서 그룹 주요 경영진 중 한 명으로 그런 열악한 경영 행태를 바로잡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동양그룹 오너와 주요 경영진 간의 알력 다툼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라며 "투자자들의 피해를 수습하기도 힘든 마당에 자중지란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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