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가맹점 막말파문 구설수
방문판매 부진+해외 구조조정 등 실적↓
막말파문 후 주가도 2거래일째 하락
“국내외 악재 겹쳐…당분간 고전할 듯”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화장품업계 1위 업체 아모레퍼시픽이 국내외 연이은 악재에 찬바람을 맞고 있다.
고수익의 방문판매 실적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데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성장세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국내 대리점과 가맹점에서의 막말파문까지 전해지면서 정상궤도 진입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올 3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612억원과 834억원을 기록해 시장전망치를 3.5%가량 밑돌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과 온라인 등에서의 성장률은 비교적 양호한 반면 방문판매 부문에서 20% 이상의 하락세가 전망된다는 점에서다.
방문판매의 경우 매장 설립과 광고 제작 등에 별도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고 통상 고가의 상품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관련 업체들이 주력하는 판매부문 중 하나다. 이와 더불어 중국사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마몽드의 일부 신규점포가 수익성 부진을 이유로 폐점하면서 매출 성장률과 이익률이 저하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시장 악재에 뜻밖의 대리·가맹점주 대상 횡포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업계를 대표해 온 기업이미지가 실추됐다는 사실이다.
지난 13일 영업팀장이 대리점주를 상대로 막말을 퍼부은 과거 사실이 알려지면서 촉발된 사건은 15일 손영철 사장의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손 사장은 “제가 잘못 가르쳐 생긴 일”이라고 고개를 숙이며 “향후 진상파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팎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역시 ‘갑을 횡포’ 이후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4일 2.54%가 밀리며 90만원대를 반납한 주가는 15일에도 하락세를 만회하지 못하며 전날보다 9000원(1.02%) 내린 87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5일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한 우리투자증권의 한국희 연구원은 “전체 판매방식의 25% 정도를 차지하는 방문판매 위축과 함께 해외사업 구조조정까지 겹치면서 실적가시성은 한 단계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앞서 남양유업 사태 때와 같이 주가와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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