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삼성전자가 호실적으로 올 3분기 실적 시즌의 개막을 알렸다. 삼성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3분기 전반적인 실적 기대는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치가 낮아진 3분기 실적은 추가적인 악재가 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 업종은 어닝 쇼크에서 벗어나 실적 신뢰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 MSCI Korea의 3분기 컨센서스 영업이익은 33조3000억원으로 연초 전망치에 비해 약 10%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전분기 대비 15.1%, 전년 동기 대비 9.8%의 이익 증가로 모멘텀 측면에서는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물론 3분기도 직전 2개 분기에 이어 실적 하향 조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직전 2개 분기와 비교할 때 크게 실망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이번 3분기 실적의 하향 조정 속도는 과거 6개 분기의 평균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실적 발표에 임박해서 급격하게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던 지난 1~2분기와 달리 비교적 조정의 강도가 완만한 편이다. 이는 이미 하향 조정이 충분히 진행됐고 오히려 최근에는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 회복의 긍정적 영향이 일부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2012년 2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실제 영업이익 발표치가 분기말 전망치를 하회했다.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은 기업 실적에 대해 매우 불신하고 있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본다면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과 트레일링(Trailing) EPS 사이의 격차가 10년래 최대로 확대됐다가 정상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시장의 기대가 현실화됐고 분기말 전망치의 실제 발표치 사이의 괴리가 크게 축소될 것임을 시사한다.
◆유주연 KDB대우증권 연구원= 코스피의 3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7.8%, 전분기 대비 37.8% 증가한 27조8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번 3분기는 과거와 다르게 삼성전자 효과로 실적이 개선되는 부문보다는 다른 섹터의 양호한 실적 영향이 더 클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2분기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에너지, 소재, 산업재 섹터의 실적은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개선될 전망이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9월 HSBC 구매자관리지수(PMI)는 지난 8월에 이어 연속 2개월째 50보다 높은 값을 기록했으며 중국의 수출입 또한 개선세를 지속 중이다. 과거 경험상 중국의 경기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때 국내 소재, 산업재 섹터의 실적 전망이 상향됐다.
이번 실적은 삼성전자 효과가 미미한 가운데 소재, 산업재 등 경기민감주의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며 과거 실적쇼크에서 벗어나 실적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김승현 동양증권 스트래티지스트= 실적 발표가 시작된 3분기 이익 전망치가 5주 연속 하향 조정됐다. 7월 이후 8.9%, 최근 1개월 동안에도 3.3%나 낮아졌다.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상승이 지수 하락폭을 제한하고 있지만 종목별로는 전망치 하향 조정이 주가 흐름에 영향을 주고 있다.
눈높이가 많이 낮아졌고 상당수 종목에서 상승 전환 이후 이미 주가 조정이 진행돼 이번 실적 발표 이벤트의 추가 악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종목별 대응 전략에는 3, 4분기 전망치 변화가 중요한 시점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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