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의 지가를 올린 장편 '정글만리'에 신난 제지사
스티브 잡스 자서전, 식객 등 연이은 베스트셀러 제작...업계 불황에도 선전
김인중 대표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출판 업계 불황에도 연이어 히트작을 배출한 무림페이퍼(대표 김인중·사진)가 나홀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스티브잡스 자서전, 식객에 이어 조정래 작가의 장편소설 정글만리까지 무림페이퍼의 종이로 제작된 책들이 잇따라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이다.
4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정글만리는 10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집계 순위에서 1권이 8주째 1위를 달린 가운데 2권과 3권도 나란히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7월 출간된 1권은 한 달여 만에 1위에 오른 뒤 계속해서 순항하고 있는데 2, 3권도 빠르게 순위가 올라 정글만리 세 권은 최근 50만권 이상 팔렸다. 책을 펴낸 해냄출판사는 지난 1998년 IMF 사태 이후 모습을 감췄던 TV 광고까지 부활시키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호조에 무림페이퍼는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 상태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출판사가 쉴 새 없이 책을 찍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관계사들에게 쏠쏠한 홍보가 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앞서 무림페이퍼는 스티브잡스의 자서전과 허영만 작가의 식객으로 호실적을 이끌었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정글만리 제작을 통해 출판시장의 붐을 일으켰다는 게 의미있다"며 "당장의 매출보다 잠재적 고객을 확보하게 된 것이 더 큰 수확"이라고 강조했다.
정글만리 3권은 1300여쪽에 달한다. 분량이 방대한 만큼 독자들의 눈은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무림페이퍼는 이런 고민을 인쇄용지 네오스타를 통해 해결했다. 네오스타는 광택을 띠지 않고 눈에 편안한 색감으로 제작됐다. 종이 무게 또한 가벼워 책 전체의 무게를 줄여 독자의 편의를 높였다. 해냄출판사 관계자는 "최근 책들은 단지 글자를 인쇄하는 정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 읽히고 책장을 넘기는 느낌은 어떤지, 책을 읽고 싶고 소장하고 싶은지까지 염두해야 하는데 무림페이퍼는 모든 부분에서 만족스러웠다"고 설명했다.
연이은 히트작은 출판시장이 몇년째 내리막을 걷고 있는 가운데 거둔 성적이어서 의미가 크다. 올 상반기 무림페이퍼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00억원 줄어든 5600억원을 기록했다.
무림페이퍼는 고부가가치 종이의 개발로 불황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일반 인쇄용지 외에도 산업용 인쇄용지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 내년까지 진주공장에 500억원을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태스크포스팀도 새로 조직됐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라벨지, 디지털 인쇄용지, 식품포장용지 등 수요증대가 예상되는 고부가가치 지종을 생산해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글만리는 조정래 작가가 3년만에 내놓은 장편소설로 세계경제의 중심이 된 중국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가 뒤섞인 현대사회를 그려낸 소설이다. 책으로 출간되기 전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연재돼 미국, 중국 등 외국 독자들까지 조회수 1200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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