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프레지던츠컵이 바로 라이더컵과 함께 지구촌 골프계의 양대 대륙대항전으로 꼽히는 빅 매치다.
미국과 유럽이 맞붙는 라이더컵과 달리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세계연합의 '진검승부'라는 것만 다르다. 1993년과 1994년 연속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한 닉 프라이스(남아공)와 1995년 역시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인 그렉 노먼(호주)이 라이더컵에서 제외되자 PGA투어가 아예 유럽 이외의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대회를 창설했다.
이 때문에 라이더컵과 엇갈리게 2년 마다 한 번씩 격년제로 열린다. 처음에는 짝수해에 열렸다가 2001년 '9.11테러 사태' 여파로 라이더컵이 취소되면서 홀수해로 자리가 바뀌었다. 경기 방식도 똑같다. 12명의 선수들이 3라운드까지 포섬과 포볼 등 팀 매치플레이 22경기를, 마지막 날 1대1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를 펼쳐 이기면 1점, 비기면 0.5점을 얻는다. 역대 전적에서는 미국이 7승1무1패로 압도적인 우세다.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하고, 선수들도 선발 자체를 영광으로 여긴다. 1년 동안 포인트를 합산해 10위까지(세계연합은 세계랭킹순으로), 여기에 단장이 추천하는 2명(와일드카드)이 가세한다. 개최지 국가 행정수반이 명예의장을 맡는다는 점도 독특하다. 지금까지 제럴드 포드와 조지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부시 등 4명의 미국 대통령과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 존 하워드 호주 총리,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등이 의장직을 수행했다.
한국이 다음 대회인 2015년 개최지라는 것도 관심사다. 박삼구 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이 2006년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참관 차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팀 핀첨 PGA투어 커미셔너에게 대회 유치 의사를 처음 전달했고, 이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과 각별한 교분이 있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도움을 받아 2011년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PGA투어는 지난 8월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장을 2015년 격전지로 발표했다.
당연히 최경주(43)와 양용은(41) 등 '원투펀치'의 역할도 컸다. 최경주는 2011년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제패했고, 양용은은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의 메이저챔프에 등극해 한국골프의 위상을 재정립했다. 올해는 배상문(27)이 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우승해 'PGA투어 챔프'의 명맥을 이었고, 노승열(22)과 이동환(26) 등 '영건'들이 투어카드를 확보해 내년을 기약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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