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존의 최소운영수입보장(MRG)와는 다른 '최소비용보전방식(MCC)'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가 내년 SOC 투자를 줄이도록 예산안을 편성한 가운데 민간 자본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방안이 나와 주목된다.
황우곤 흥국증권 부사장은 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SOC포럼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 세미나'에서 '민자사업의 새로운 추진 방안 : 중위험·중수익 모형'을 주제로 발표했다. 황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민간투자사업에서 발생하는 위험은 정부와 민간간의 합리적인 배분이 필요하다"며 "높은 공공성을 요구하는 우리나라 민간투자사업 특성에 맞는 새 추진 방식인 중위험·중수익 모형의 최소비용보전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부사장에 따르면 최소비용보전방식(MCC·Minimum Cost Compensation)은 민간투자사업의 연간 실제운영수입이 부족할 경우 주무관청이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기존 MRG와 같은 수익보장방식이 아니라 비용을 보전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최소비용보전방식을 도입할 경우 주무관청 입장에서는 기존 방식에 비해 낮은 사업수익률과 낮은 사용료를 실현할 수 있고 민간사업자는 리스크가 낮은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돼 국내 장기투자자들의 투자를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민간 인프라 투자 관련 포괄주의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포괄주의 방식은 민간투자 대상사업의 개념을 법에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개별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할 때 주무관청이나 민간투자심의위원회가 추진 유무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최근 민자사업의 주요 이슈와 정책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투자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우선 민간투자 대상사업의 대폭 확대가 필요하다"며 "현재 민간투자 대상시설을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정하는 열거주의 방식은 급변하는 사회·경제적 변화를 법률에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영국과 호주 등에서 시행하는 포괄주의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자사업을 통한 생활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인프라 모태펀드와 국도나 지방도, 도로공사와 연계된 고속도로 등에 쉐도우톨(Shadow Toll)을 도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모태펀드는 정부의 기금·예산을 기업에 직접 투자하기보다 투자조합에 출자해 수익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펀드다. 직접 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쉐도우톨은 운전자가 직접 통행료을 지급하지 않고 주무관청이 양허기간 동안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의 1㎞당 수에 기초해 민간사업자에게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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