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장률 3.5% ...수출과 소비지출 덕분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일본 경제가 1분기(1~3월) 지난 몇 십년 사이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인 3.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일본의 대표 주가지수로 니혼게이자이 경제신문이 산출하는 닛케이 225는 1만5000엔 선을 찍었다. 도요타 자동차를 비롯한 수출기업들의 매출이 늘어 주가지수 상승을 견인했다.엔화는 2011년 10월31일 달러당 75.82엔에서 102엔대로 급락했다. 엔화약세,수출증가,주가상승,성장률 상승 등의 선순환구조가 생기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아베 신조 총리정부가 지난해 12월26일 출범한 이후 일어난 변화들이다. 엔화강세로 한국과 중국에 주눅든 일본이 확연히 살아난 모양새다. 아베 신조 총리정부가 가져온 엔화약세 광풍의 행보를 시리즈로 진단해본다.<편집자주>
아베노믹스는 아베의 경제정책을 총칭하는 말이다. 그것은 지난 십 수년간 계속돼온 디플레이션(저성장속 물가하락)에서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이다.이는 돈을 풀어 일본 엔화의 가치를 떨어뜨려 물가를 억지로 올리는 정책이다.
요행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효험을 발휘하고 있다.엔화는 약세로 돌아서고 수출기업들은 매출이 늘었으며 덕분에 성장률도 오랜만에 크게 상승했다. 한 나라 경제정책의 최종성적표인 국내총생산(GDP)가 이를 웅변한다.
일본 정부는 16일 1.4분기(1~3월)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9%, 전년 동기대비 3.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지난해 4.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으로 소비지출과 수출증가 덕분이다.
1분기 수출은 3.8% 늘어나 수입증가율(1%)을 크게 웃돌았다.소비지출도 0.9%증가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베 총리 정부의 팽창정책이 빠르고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엔화 약세가 도요타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엔화 표시 매출을 불린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아베는 취임전부터 물가상승률 2%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취임이후 대규모 채권매입 등 엔화를 푸는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 는 지난달 4일 2년간 매월 7조엔의 채권을 매입한다고 발표했다.매입 채권은 만기 40년 국채를 포함해 모든 채권을 다 편입시켰다. 채권매입 규모는 블룸버그통신이 예산한 5조2000억 엔 보다 훨씬 많다.
엔화가 대량으로 풀리자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엔화 가치는 아베취임이후 20% 가까이 하락했다.엔화 약세는 수출업체 가격경쟁력 상승→수출증가→주가상승→자산가치증가→소비심리 개선→소비지출 증가→물가상승→성장률 상승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엇다..
물론 일본의 실물경제가 완전히 살아났다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명목GDP와 물가상승률간의 차이인 GDP 디플레이터는 -1.25로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그만큼 성장이 부진하다는 뜻이다.
내수 중심의 일본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투자를 꺼린다.이는 민간 설비투가 1분기중 0.7% 감소하는 등 5분기 연속 감소한 게 증거한다.일본의 자동차 등 대기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제조업 부품기업이 밀집한 오타지구의 경기는 여전히 싸늘하다. 아베노믹스의 성공여부를 점치기는 현재로서는 시기 상조지만 고령자 천국,늙다리 경제 일본의 소비심리를 바꾸는 등 변화의 바람을 불게하는 것은 틀림없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