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4일 이틀간 해약규모 150억원..하루 평균 2배 웃돌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동양그룹 금융계열사 점검에 나선 금융감독원이 동양생명의 방카슈랑스(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영업)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동양생명의 방카슈랑스 해약규모가 평소보다 유난히 높은 이상 징후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은 보고펀드가 5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동양그룹 계열사에서 사실상 제외된 상태다. 하지만 그룹의 자금난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번 금감원의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이 점검을 시작한 지난 23일과 24일 이틀간 동양생명 방카슈랑스 채널의 해약금액은 1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75억원 꼴이다. 이 회사 방카슈랑스의 해약규모가 하루 평균 30억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2.5배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그룹의 자금난이 동양생명의 영업에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고 있다"면서 "설계사와 인터넷 등 다른 채널은 특이 사항이 없는데, 방카슈랑스만 해약규모가 커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때마침 동양증권 계좌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가고 있어 금감원이 동양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소 민감하다. 특히 동양생명에서 방카슈랑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수입보험료의 43%(2012 회계연도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는 점에서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방카슈랑스 해약이 늘어난 원인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결론을 내리기에는 기간이 짧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최근 이틀간의 상황만 놓고 보면 크게 우려할만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시납 비중이 높아 계약건당 보험료가 많고 추석연휴기간 중 해약하지 못했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점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입자 몇 명만 해약을 해도 규모가 크게 나타난다는 얘기다. 이 회사 방카슈랑스채널에서 일시납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달 일시납보험료는 498억5200만원으로 방카슈랑스 전체의 94%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이상징후가 나타난 만큼 현재 일주일로 예정된 점검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양생명 측은 "총자산이 17조원에 달한다"면서 "지급여력비율(RBC)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동양생명의 RBC비율은 지난 7월 말 기준 233.3%다. 정상수준으로 간주되는 150%를 크게 웃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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