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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영어산책] "19번홀, 오해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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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영어산책] "19번홀, 오해하지 마시길~" 미국 LA 윌슨골프장 벽면에 붙어 있는 19번홀 안내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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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번홀로 가시죠."

미국 골프장에 초대받은 한국의 중소기업 CEO가 라운드 직후 미국 무역회사 사장이 샤워장에서 "Let's drop by the 19th hole"이라고 하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혹시나 은밀한 룸살롱으로 데려가 백인여자라도 소개시켜주는 줄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미모의 여성 캐디에게 "우리 라운드 후 19번홀 한 번 더 돌까"하며 추근대는 남성골퍼들이 있다고 한다. 골프장 근처에는 '19번홀'이라는 이름의 모텔도 곳곳에 있다. 해외골프투어 광고에서는 실제 '19번홀도 가능하다'는 광고가 버젓이 게재되기도 한다.

하지만 영어에서의 '19번홀(the 19th hole)'은 남녀가 함께 뒹구는 모텔이 아니다. 스코틀랜드의 하버드 애덤스라는 골프평론가는 "골프의 1라운드는 18홀이지만 완전한 1라운드는 19번홀로 끝난다"는 명언을 남겼다.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도 평소 즐겨 썼던 말이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진정한 골프게임은 언제나 19번홀에서 마무리 된다"고 여긴다.


하지만 뜻은 전혀 다르다. 동반자와 친목을 다지기 위해 먹고 마시고 대화하는 장소, 우리말로 뒷풀이를 의미하는 클럽하우스의 식당(refreshment room)이나 바(clubhouse bar)를 의미한다. 와인(wine)과 카드놀이(dice)를 즐긴다고 해 'W&D'라고도 한다.


18번홀까지는 긴장과 스릴, 낙담과 쾌감이 교차되는 플레이를 했지만 19번홀에서는 아웃오브바운즈(OB)도 없고, 해저드의 공포에서 해방되며, 깊은 러프나 항아리 벙커도 없으며 엄격한 골프룰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골퍼들의 정신적 낙원이다. 친목을 다지면서 와인과 음식을 즐길 뿐만 아니라 핫팬츠에 웃통을 벗고 카드놀이를 하고, 서양장기도 두는 곳이다. 보통 여성들의 출입은 금한다.


라운드하는 동안 아쉬운 샷과 멋진 샷을 함께 떠올리며 자축을 하는 곳이자 다음 라운드를 기약하며 자신감을 키우는 장소다. 실제 18홀 플레이보다는 19번홀이 즐거워 19번홀을 주(主), 앞선 18홀은 종(從)이라고 여기는 골퍼도 있다. 19번홀 역시 라운드의 연속이라 매너를 잘 지켜야 한다. 종교나 정치, 인종에 관한 이야기는 피하고 자화자찬(self praise)이나 자기 이야기만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도 금기사항이다.


큰 소리로 떠든다든지 방해가 될 정도의 큰 웃음도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 사실 19번홀의 진짜 뜻은 18번홀 후의 연장 첫 홀이다. 그래서 19번홀을 운영하는 골프장이 의외로 많다. 미국 놀우드골프장이나 말레이시아 다타이베이골프장에는 19번홀을 파3로 만들어 골퍼들의 아쉬움을 풀어주기도 한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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