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업무·첨단산업 3박자… 여의도공원 2배 대규모 녹지도 눈길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주거·업무·첨단산업 등 총 3개의 기본 콘셉트로 개발이 진행 중인 마곡지구의 첫 단추가 꿰어진다. 전체 사업부지 366만㎡ 중 60만㎡를 차지하고 있는 주거단지가 첫 대상이다. 3만4000여명을 수용할 15개 단지, 총 1만2200여가구의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인 가운데 27일 1~7단지와 14·15단지 총 1593가구가 분양에 들어간다. 9개 단지 총 2854가구 중 청약을 마친 특별분양 1261가구를 제외한 일반분이다.
청약을 이틀여 앞두고 시장의 관심은 첫 아파트에 집중되고 있는데 지금의 인기는 산업 및 업무 등 비주택 단지에서 시작됐다. 본격적인 토지 분양에 들어간 지난해 초반에는 연이은 유찰 사태를 빚었으나 분할매각 등 다양한 마케팅을 도입하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28개 상업용지 매각에서 총낙찰금액 3700억원의 ‘잭팟’이 터졌다. 업무용지인 CP4부지 4만㎡는 ‘이마트’가 예정가보다 15억원 비싼 2430억원에 가져갔고 ‘홈앤쇼핑’ 역시 C8-1과 C8-2 부지를 총 335억원에 낙찰받은 뒤 일주일 만에 모두 계약까지 끝냈다.
대형에 속하는 상업용지 B6(6322㎡)은 ‘동익엔지니어링’이 414억원에, 1136㎡의 C16-5 업무용지는 ‘다인산업개발’이 59억원에 가져갔다. 이 밖에 같은 날 개찰된 신내3지구 3000㎡ 규모의 주차장 부지 역시 공급가보다 4억원 비싼 23억원에 팔렸다.
눈에 띄는 점은 2분기 이후부터는 중대형 부지도 인기리에 마감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진행된 상업·업무·택시차고지 3차 공고에서 낙찰된 5곳 중 3곳이 2000㎡가 넘는 중대형급인 데다 낙찰가율도 최고 115%에 육박했다.
일반 산업용지도 하반기 들어 매각에 속도가 붙었다. 그동안 연구시설만 허용했던 서울시가 중소기업들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제조시설 건립을 허용한 영향이 컸다. 연구시설과 제조시설을 동일 사업장에 운용해야 하는 중소기업 여건을 감안해 의무 설치율을 조정한 것으로 앞으로는 건축연면적 50% 중 30%는 연구시설, 20%는 제조시설을 지을 수 있게 됐다.
계약도 잇달아 진행됐다. 지난 7월에만 케이티앤씨, 희성전자 컨소시엄 등 13개 기업이 입주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5월 제2차 일반분양 협의 대상자를 선정한 데 따른 것으로 대우조선해양과의 계약을 포함, 공급률은 40%를 넘겼다. 앞서 진행된 선도기업 분양과 제1차 일반분양을 통해서는 LG컨소시엄, 코오롱컨소시엄, 제닉, 롯데컨소시엄, 이랜드컨소시엄과 계약이 끝났다.
주거단지와 산업·업무단지를 이어줄 녹지공간도 서울시가 직접 챙기고 있는 부분이다. 실제 서울시는 1500억원을 들여 초대형 생태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5000여종의 식물이 전시될 식물원과 예술·생태 공간까지 들어선다.
인공시설을 최소화하고 자연요소 도입을 극대화한다는 게 기본원칙이다. 서남물재생센터의 재생수를 비롯해 빗물과 지하철 용출수 등을 공원 내 호숫물로 활용한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공원 면적은 여의도공원(23만㎡)의 2배가 넘는 50만3431㎡로 계획됐다. 인근 7개 자치구 320만4000여명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으로 서울시내 5대 권역 중 가장 크다.
종합식물원을 일컫는 ‘보타닉공원(Botanic-Park)’으로 불릴 서울 화목원은 ▲식물원 ▲열린숲마당 ▲호수공원 ▲생태 천이원(생태계가 변화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나뉜다. 우선 미래자원식물, 약초식물, 자생종 등 5000여종을 보유한 식물원이 6만㎡ 면적에 펼쳐진다. 이는 국립수목원 보유 종수(3344종)보다 많은 규모로 2028년 이후 1만종으로 확대된다.
SH공사 관계자는 “주거, 산업, 상업 등이 모두 어우러진 마곡지구는 향후 대규모 녹지공간을 바탕으로 서로 조화를 이루는 첨단도시로 탈바꿈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이 거주할 대규모 주거공간이 조성되는 만큼 그에 따른 기반시설 확충도 계획에 맞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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