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가 비료업계 장악에까지 손을 뻗었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CIC는 비료의 핵심 원료인 탄산칼륨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러시아 우랄칼리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교환해 지분 12.5%를 확보했다. 2대 주주 자리에 올랐으며 우랄칼리 이사회의 의석 1석도 확보했다. 우랄칼리는 전 세계에 유통되는 탄산칼륨의 20%를 생산하는 거대 기업이다.
FT는 CIC가 이번 우랄칼리 지분 확보로 세계 최대 탄산칼륨 업체의 경영 뿐 아니라 가격 결정, 비료업체들과의 협상 등에 깊숙하게 관여할 수 있게 됐다고 풀이했다. 중국은 인도, 브라질과 함께 탄산칼륨 최대 수입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탄산칼륨 980만t어치를 소비했는데, 현지 칼륨 생산업체가 턱 없이 부족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소비한 칼륨 전체의 70%를 해외에서 수입했을 정도다.
모스크바 소재 VTB캐피탈의 엘레나 사크노바 애널리스트는 "이로써 중국은 매우 민감한 사항인 칼륨 가격과 업계 경영 정보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면서 "중국의 칼륨 거래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는데, 중국은 협상에서 이전 보다 더 강경해진 입장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IC가 지난해 11월에 확보한 우랄칼리의 전환사채 만기가 2014년까지로 돼 있기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은 CIC가 일 년 일찍 주식교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현재 CIC가 매입한 우랄칼리 지분의 가치는 20억3000만달러 수준이어서 당시 CIC가 전환사채를 매입했을 때 가치 27억달러 보다 낮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CIC가 손실을 감안하면서도 투자 다변화 측면에서 예상 보다 일찍 비료업계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현재 우랄칼리의 최대주주로 있는 러시아 억만장자 슐레이만 케리모프가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인 상황이어서 CIC의 우랄칼리 지분 확보가 시기적절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랄칼리는 지난 7월 카르텔 파트너인 벨라루스칼리와 더 이상 파트너 관계를 지속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카르텔에서 빠져 나왔고 이는 탄산칼륨 가격 하락을 야기했다. 이에 따라 탄산칼륨 수출 비중이 높은 벨라루스 정부가 발끈했고, 대(對)서방 전략적 요충지인 벨라루스와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 러시아 정부는 케리모프에게 지분 매각을 압박해 상황의 원상복귀를 요구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