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믿기 쉽지 않지만 이란 공군이 자체 개발했다는 스텔스 전투기 잡는 레이더를 공개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이란의 파르스뉴스에 따르면, 이란군은 지난 22일 테헤란에서 벌인 1980~88년의 이란-이라크전 발발 기념 연례 군사 퍼레이드에서 자체 개발했다는 스텔스 전투기와 순항미사일 탐지용 패시브 위상배열레이더를 공개했다 .
이 레이더는 어떠한 고도와 속도에서도 고속으로 이동하는 표적을 탐지하기 위해 하탐 알 안비아 공군 기지의 전문가들이 개발한 것이라고 파르스뉴스는 전했다.
이 레이더는 전파를 발사하지 않는 패시브 레이더 시스템이어서 침묵의 레이더 시스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동이 용이하고 단시간에 설치할 수 있다고 파르스뉴스는 덧붙였다.
파르자드 에스마일리 공군사령관은 파르스통신에 “이 레이더는 레이더 회피 표적과 순항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이 전에도 비슷한 레이더를 개발했다고 주장한 적이 있어 이란군 주장과 파르스뉴스 보도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미국의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이하 BI)도 이란이 스텔스 전투기와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탐지 레이더를 개발했다고 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의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장군은 지난해 5월 탐지범위 1100㎞에 항공표적과 스텔스기,인공위성을 식별하도록 설계,제작된 레이더 ‘가디르’를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파르스는 혁명수비대가 이 레이더를 같은해 6월 실전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또 2011년 12월에는 이란은 무인기(UAV)를 탐지,추적,격추할 수 있는 첨단 레이더를 이란 전역에 설치했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미 공군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이란의 레이더는 이란 연안에서 불과 몇 마일 거리에서 비행하는 스텔스전투기 F-22를 탐지하지 못했으며, 심지어 이란의 F-4 팬텀기 2대를 요격한 F-22 전투기 중 한 대가 “집에 가라”고 놀리듯 무선연락을 할 때까지 접근하는 것도 알아채지 못했다고 BI는 덧붙였다.
미국은 이란에서 불과 200㎞ 떨어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알 다프라 공군기지에 F-22를 배치,이란에 대한 억지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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