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이 미국, 호주가 주도해 추진하는 '서비스무역협정(TISA)' 참여를 검토하면서 중국의 참여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미국의 입장이 난처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TISA는 서비스 분야의 무역장벽을 낮추자는 취지로 미국이 주도해 지난해 2월 출범한 협의체다. 무역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가 추진했던 도하개발 어젠다(DDA)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새로운 돌파구로 마련된 것이다. TISA에 참여한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21개국의 서비스 무역 규모는 전 세계 서비스 무역의 70%를 차지할 만큼 거대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FT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몇 주 사이에 중국은 미국 관계자들과 만나 TISA 참여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했다. 중국은 EU와 다른 TISA 참여국과도 관련 문제로 접촉해 상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은 마이클 프로만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만나 조심스레 TISA 참여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제네바의 WTO 관계자는 FT에 "중국이 TISA 출범 때만 해도 '다자간 무역 협상의종말을 고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지만 이제는 어떻게 하면 동참할 수 있을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중국의 참여를 흔쾌히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참여를 거절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의 참여를 달갑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FT는 중국의 TISA 참여를 꺼리는 이유로 참여국간 무역장벽을 낮추자는 취지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중국은 지난 7월 첨단 기술 부문 무역 장벽을 낮추는 정보기술협정(ITA) 논의 때에도 협상 테이블에서 제외됐으면 하는 목록 여러 개를 들고 나와 미국과 참여국들을 당황케 했다는 것이다. 한 미국 관계자는 "우리는 TISA에서 논의를 할 때 ITA 때와 비슷한 경험을 되풀이 하고 싶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특정국이 이미 진행 중인 무역 협상에 동참하려면 참여국의 공통된 목적에 공감한다는 점을 명백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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