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손해배상 보장제도'로 올 상반기 뺑소니 피해자 1811명 65억 받아
저소득 교통사고 피해자 지원책도 있어…상반기 2만여명 187억 혜택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지난해 4월 뺑소니 사고로 경골분쇄골절, 척추체골절 등 1급 상해를 입고 자비로 치료하던 이모씨. 그는 사고 다섯 달 뒤 정부가 유선전화로 뺑소니 피해자를 위한 정부보장사업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뒤에야 병원치료비 1200여만원을 보상받아 부상·재활치료에 전념할 수 있었다.
#2007년 5월 음주운전 중이던 덤프트럭에 치인 채모(17)군. 그는 올해 지적장애 1등급, 뇌병변 장애 1등급, 부분 사지마비 최종 판정을 받았다. 채군 가족의 수입은 어머니 김씨가 학원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로 받는 50만원 남짓이 전부다. 가해자로부터 받던 병원비도 다 떨어졌다. 그러던 중 병원으로 정부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제도'를 소개받은 이 가족은 현재 정부로부터 재활보조금(월 20만원), 장학금(분기별 30만원), 재활바우처(연 12만원)를 받고 있다. 가족에게 정부 보조금은 어둠 속 촛불 같은 존재다.
뺑소니 피해를 당했을 때 정부에서 보상 받을 길이 있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제도'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제도는 자동차 책임보험료의 1%를 징수해 무보험·뺑소니사고를 보상하고 자동차사고 후유장애인과 피해가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무보험·뺑소니사고의 경우 소득과 관계없이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피해자라면 누구나 신청, 정부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 상반기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제도'의 무보험·뺑소니사고 지원 사업으로 1811명의 무보험·뺑소니 사고 피해자에게 65억원을 지급했다고 23일 밝혔다. 올 하반기에는 무보험·뺑소니 피해자 중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 지원을 받지 못한 피해자 3800명에게 보장사업 청구 절차를 안내해 지원할 방침이다.
지난해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뺑소니 사상자는 1만8000명이다. 이 중 25%인 4500여명이 가해자를 찾지 못해 국토부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제도를 통해 보상 받았다.
국토부는 이 같은 제도를 몰랐던 무보험·뺑소니 피해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로 알려줘 보상해주는 '찾아가는 보상서비스'도 지난해 8월23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올 상반기 뺑소니·무보험 차량 사고 피해자 중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 지원을 받지 못한 피해자를 조사하여 1648명에게 우편·유선으로 정부보장사업 청구 절차를 안내했고 이 중 23명에서 1779만4400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무보험·뺑소니 사고 피해자 외에도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제도 '피해자지원사업'으로 저소득 교통사고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피해자지원사업은 자동차사고로 중증 후유장애를 겪고 있는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경제적·정서적 지원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경제적 지원사업은 장학금, 재활보조금, 자립지원금 등을 지급하는 것이다. 정서적 지원사업은 스트레스, 정서적 불안감 등을 해소하기 위해 유자녀 멘토링, 재활바우처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업 대상은 1~4급 후유장애인 본인과 가족 중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소득이 가구당 월 평균소득 최저생계비 이하(4인 가구 월 소득 155만원 이하, 가구당 재산 8300만원·수도권 9000만원 이하)인 생활자다.
피해자지원사업으로 국토부는 사업을 시작한 200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26만명에게 약 4011억원을 지원했다. 올 상반기에는 2만1619명에게 187억원을 지급했다. 국토부는 올해 총 2만2060명에게 449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권석창 국토부 자동차정책기획단장은 "앞으로도 찾아가는 보상서비스로 자동차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자를 찾아 나설 것"이라며 "자동차사고 후유장애인이 원활한 사회복귀할 수 있도록 경제적·정서적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무보험·뺑소니사고와 교통사고 피해자지원사업 관련 자세한 문의는 1544-0049로 전화하면 된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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