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행정실장 스톡홀름 IISS 세계정세 전체회의서 경고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시리아가 미·러 합의안에 따라 화학무기 보유 현황을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신고한 가운데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속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시리아에 대한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러시아의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이바노프 크렘린 행정실 실장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제10차 세계정세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론으로, 가정으로 말하지만, 아사드가 속임수를 쓴다고 확신하면 우린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2011년 3월 시리아 정부와 반군 간 교전이 발생한 이후 시리아 정부를 줄곧 지지하고 최근 다마스쿠스 근처에서 민간인에 대한 사린 가스 공격에도 미국 주도의 군사개입에 반대하며, 공격의 책임은 무장 반군에 있다고 주장해온 러시아가 시리아에 대한 지지를 바꿀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과 서방국은 모든 증거로 보아 아사드 정부가 사린 가스 공격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아사드는 이를 부인하고 있으며, 지난 14일 타결된 미·러 합의안에 따라 모든 화학무기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시리아 정부는 OPCW에 화학무기 보유 현황에 관한 신고를 마쳤다.
이바노프 실장은 다른 가설 즉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양쪽 모두 화학무기를 사용했을 경우 국제사회가 무엇을 할지 안다면서 “러시아는 오로지 외교적으로(움직일 것)”라고 밝혔다.
이바노프는 시리아의 화학 무기고 위치가 일주일 안으로 파악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시리아군이 전국을 통제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바노프는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파악하는 데는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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