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오릭스 버팔로스의 이대호가 5타점 맹타에 기쁨을 나타냈다.
21일 일본 고베시 호토모토필드에서 열린 2013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홈경기다.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3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추격을 알리는 홈런에 결승타, 쐐기 적시타 등을 더하며 팀의 퍼시픽리그 탈꼴찌를 견인했다. 오릭스는 9대 6 역전승을 거뒀다. 58승4무66패로 이날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3대 7로 패한 니혼햄 파이터스를 제치고 퍼시픽리그 5위로 올라섰다.
세이부 선발투수 노가미 료마를 상대한 이대호는 1회 2사 1루에서 초구를 건드리다 중견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두 번째 타석부턴 달랐다. 팀이 1대 5로 뒤진 3회 2사 1루에서 노가미의 바깥쪽 시속 138km 패스트볼을 밀어 쳐 오른 담장을 넘겼다. 지난 4일 지바롯데 마린스전 투런포 이후 17일 만에 터진 시즌 23호 홈런이었다.
한 번 타오른 배트의 화력은 식을 줄을 몰랐다. 세 번째 타석에서 좌전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4대 5로 뒤진 4회 2사 만루다. 바뀐 투수 오이스 다쓰야로부터 좌전안타를 뽑았다. 시속 144km의 낮은 패스트볼을 그대로 잡아당겨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꿰뚫었다. 그 사이 2명의 주자가 홈을 통과, 이대호는 2타점을 추가했다.
6회 볼넷을 골라 출루 행진을 이어간 이대호는 8회 쐐기 타점도 올렸다. 7대 6으로 앞선 8회 2사 1루 다섯 번째 타석이다. 바뀐 투수 와쿠이 히데아키로부터 2루타를 빼앗았다. 바깥쪽으로 높게 날아든 시속 144km 패스트볼을 가볍게 밀어 쳐 외야 우중간을 갈랐다. 그 사이 1루 주자가 홈을 밟아 이대호의 시즌 타점은 83점으로 늘었다.
바로 대주자 시마다 다쿠야와 교체돼 더그아웃을 지킨 이대호는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4회 역전 적시타를 꼽았다. “모두의 노력으로 잡은 찬스를 어떻게든 해결하겠단 마음으로 타석에 섰는데 역전을 이뤘다”며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맹타 속에 1회 펌블은 까맣게 잊혔다. 이대호는 0대 1로 뒤진 1회 무사 만루에서 아키야마 쇼고의 땅볼을 잘 차단하고도 공을 놓쳐 3루 주자의 홈 쇄도를 허용했다. 그 사이 1루와 2루 주자도 한 베이스씩을 진루했다. 타자 역시 1루에 안착했다. 그러나 상대는 계속된 찬스에서 추가 득점을 내지 못했다.
모리와키 히로시 감독은 당시 상황에 냉정한 평을 내놓았다. “기본을 놓쳐 1실점이 2실점이 됐다”며 “운 좋게 추가 실점을 막았으나 몇 점을 더 내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5타점을 올린 배트에 대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홈런도 그렇지만 계속된 찬스에서 연결을 잘 해줬다”며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편 이날 호토모토필드에는 고베에서의 마지막 오릭스 경기를 보기 위해 3만여 관객이 운집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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