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중국과 미국이 쫓고 막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본토와 대만에 접근하는 미 항모세력을 거부하는 전략과 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등 접근거부지역거부(A2AD) 능력을 높이고 있는 반면, 미국은 그것을 꿰뚫고 중국을 견제하고 대만 사태 발생 시 방어력을 제공하기 위한 맞대응을 하고 있는 국이다.
A2/AD는 접근거부와 지역거부(Anati-acess/area-denial)의 약어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군의 영향력을 억제하고 중국군의 활동영역을 단계별로 넓히겠다는 중국의 전략이다.
이는 1996년 중국군의 미사일 시험 후 미국이 항공모함 2척을 대만에 파견에 무력시위를 한 이후 중국 군부의 핵심전략으로 떠올랐다. 장래 중국군 활동을 막을 미군 작전을 봉쇄할 억지력 개발을 강화했다.
미국의 방산 전문매체 디펜스뉴스와 더 디플로맷 등에 따르면, 중국이 개발중인 A2/AD 프로그램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대함 탄도미사일(ASBM)인 둥펑(DF)-21D로, 작전배치 초기 단계로 평가되고 있다. 천빙더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중국의 ASBM 개발을 하고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항공모함 킬러로 개발된 DF-21D ASBM은 대기권 밖으로 치솟았다가 내리 꽂히면서 항모를 추적해 공격한다. 최대 사거리가 3000㎞로 추정된다.
국방 분석가들은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재래식 탄두를 탑재한 함정 공격용 탄도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했고, 고속인 데다 사거리가 3000km에 이르고, 이를 지원하는 위성을 중국이 발사했다는 점 등을 들어 DF-21D가 동북아시아에서 무력분쟁이 발생할 경우 ‘게임 체인저’(game-changer)가 되어 대만 해협 전쟁과 같은 지역 분쟁에서 미 해군 항모그룹의 참전을 막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은 또 다수의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대륙간탄도탄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위성 파괴를 목적으로 하는 위성 요격 미사일과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07년 위성요격미사일을 발사해 수명이 다한 자국 위성을 격추시켰다.
중국은 고출력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핵융합을 일으키는 새로운 방식의 원자로인 관성봉입핵융합 프로젝트인 ‘신의 빛’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중국의 차세대 핵융합 무기와 지향성 에너지 무기개발을 개선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중국은 또 중국군의 지휘통제시설을 파괴하려는 미군의 시도에 맞서 첨단 지하시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중국 전역에는 수백곳의 지하 터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군이 이를 파괴하기 위해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와 스텔스 폭격기 B-2 스피릿을 출격시킬 것에 대비해 스텔스 잡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국은 미국 방산업체 노드롭그루먼 엔지니어를 매수해 스텔스 폭격기를 겨냥한 적외선 유도 미사일의 레이더 추적 거리 정보를 입수했다.
중국은 이 밖에 스텔스 항공기를 식별, 격추하는 레이더 기술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연구소와 협력해 장거리 레이더인 1~10m의 파장을 가진 미터파, 패시브 초수평선 레이더와 적외선 방해책을 개발하는 것도 포함된다.
초수평선 레이더는 미사일과 궤도 폭격무기 등이 이온층을 지날 때 생기는 산란파를 탐지하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콜추가 패시브 센서 조기경보 시스템과 이동식 3-D 36 D6-M1 공중탐지레이더를 우크라이나에서 입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콜추가는 옛 소련에서 생산했으나 옛 소련 붕괴이후 우크라이나로 넘어가 우크라이나가 생산하고 있다. 1999년 옛 유고연방 공습 때 F-117 나이트 호크 폭격기를 탐지한 주역이다.
아울러 중국은 러시아의 지대공 미사일인 S-400을 획득할 계획도 갖고 있다. S-400을 도입하면 중국은 대만 전역까지를 탐지범위에 포함시킬 수 있다.
중국은 현재 자체 개발한 HQ-9과 러시아제 S-300 지대공 미사일 체제를 구축해 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전략에 맞서 미군이 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킬 체인(kill chain) 내 DF-21D를 파괴할 방안을 마련 중이다. 그 중 하나가 미 해군의 이지스함은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이를 강화하고 있다. 미군은 이 함정이 탑재한 전자전 체계를 신형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미 해군은 기존 AN/SLQ-32 전자전 체계를 SLQ-59로 대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또한 서태평양에 미사일 방어망(MD)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우주 궤도에 정밀추적위성을 배치하고, 일본 아오모리현 항공자위대 기지에 이어 탄도미사일 추적용 육상용 X밴드 레이더 AN/TPY-2 레이더를 전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언이 제작하는 이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1000㎞ 정도로 전진 배치된 지역에서 탄도미사일 발사 지점을 탐지해내 미군의 탄도미사일 탐지시간을 단축하고 대응시간을 그만큼 벌어준다.
여기에 SBX 레이더도 전진 배치했다. 시추선위에 거대한 돔 레이더를 설치한 것이다. SBX 레이더는 파장이 2.5㎝인 X밴드를 사용하고 강력한 발전 장치로 전파를 멀리까지 쏘아 보낼 수 있어 5000㎞ 거리에서도 야구공 크기의 표적을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내륙 깊숙한 곳까지 감시할 수 있게 됐고 중국 미사일도 요격대상이 됐다.
미군은 또 괌의 미군기지에 종말단계 고고도 요격미사일(THAAD)을 고정 배치했다. 지상 이동형 미사일 요격 시스템인 THAAD는 TPY-2의 지원을 받아 40~150㎞ 고도에서 반경 200㎞ 정도의 범위를 방어한다.
최근 탄도미사일 요격시험에도 속속 성공하고 있다. 지난 10일 태평양 마셜제도 콰절인 환초 부근에서 실시한 탄도미사일 요격 시험에서 구축함 디케이터호가 발사한 해상발사 요격미사일 SM-3 미사일과 지상 THAAD 미사일 체계는 각각 1발의 탄도 미사일을 정확히 요격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일본은 미국의 MD에 깊숙이 참여해 이지스함에서 발사하는 SM-3 블록-2 요격 미사일도 공동 개발하고 있고, THAAD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미군은 이밖에 공격용 핵잠수함에 ICBM과 순항미사일을 다수 배치해 중국의 거부전략에 대한 대응력을 확보해놓고 있다.
중국군의 a2ad를 봉쇄하려는 미군의 목죄기도 만만치 않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