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하루만 지나면 주말 포함 5일간의 추석연휴에 돌입하게 된다. 짧지 않은 연휴동안 머리를 복잡하게 했던 업무와 일상은 잠시 잊고 쉬고 싶지만 투자자들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추석연휴 기간 중 미국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7~18일)와 독일의 총선(22일)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FOMC는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고 독일 총선도 예상대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손위창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국내 추석연휴 동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매크로 이벤트들이 집중돼 있다. 먼저, 22일 예정된 독일 총선의 경우 최근 야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중도 좌·우파 가나 대연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가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기존 추구해오던 유로존의 긴축·재정 정책이 수정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이러한 독일 총선 결과는 국제통화기금(IMF)ㆍ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포르투갈 및 그리스 재정 긴축안에 대한 실사를 비롯한 향후 추가 지원안과 연관돼 있다는 측면에서 유로존 리스크로 확대될지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17~18일 예정돼 있는 FOMC회의에서의 완만한 테이퍼링(tapering·양적완화 규모의 점진적인 축소) 실시와 더불어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선제적 안내)'의 명확한 재정립(기준금리 인상 기준을 현행 실업률 6.5% 및 물가상승률 2.5%에서 완화)으로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과 달리 테이퍼링이 12월 실시로 연기될지라도 시장은 악재보다는 호재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명확한 포워드 가이던스 미정립 혹은 시장 예상보다 높은 자산 매입 축소 규모가 실시되더라도 이미 충분히 시장에서 프라이싱(pricing)이 이뤄졌기 때문에 단기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글로벌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매수 성격이 밸류에이션 매력을 넘어 중기적 펀더멘털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변수에 단기 기술적 조정을 보일 가능성은 존재하나 중기 방향성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다. 연휴 이후 지수 조정 출현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이번 FOMC에서 3차 양적완화(QE3)를 100억달러 넘게 축소한다면 이머징 증시 약세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이번 FOMC의 QE3 축소는 글로벌 증시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는 이슈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는 22일 독일 총선이 단기적으로 더 중요한 이슈로 작용할 수도 있다. 메르켈 총리의 기민·기사당, 자민당이 조기에 연정 구성을 하지 못한다면 투자자의 불안심리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라 유럽 정치이벤트 영향력을 금융시장 투자자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례로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2012년 5월 그리스 총선, 신민주당 패배가 유럽 재정위기로 확대될 정도로 영향력이 클지 예상치 못했다.
다행이 이번 독일 총선은 지난해 5월 그리스 총선과 달리 예상치 않은 변수가 발생될 가능성이 적다. 유일한 변수는 기민·기사당의 연정 파트너인 자민당 정당투표 득표율이 5%를 하회하는 경우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민당 정당득표가 5%를 하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독일 총선에서 자민당 정당득표가 5%를 하회하는 의외의 이벤트가 펼쳐진다면 코스피에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연정이 조기에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부각되기 쉽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독일 총선이 기민·기사당, 자민당을 중심으로 연정을 신속히 구성한다면 코스피에 긍정적이다. 메르켈 총리는 과도한 재정긴축, 유로본드 반대 등의 이유로 비난받고 있지만 그리스, 이탈리아가 유로존에서 탈퇴하지 않도록 조율하는 정치력을 보여줬다. 따라서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이 재정긴축 기조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유로존 재정위기 국면에는 적절한 조치를 안정적으로 실시하리라는 믿음이 크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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