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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증시]경기·환율..외국인 움직이는 변수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2분 23초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외국인이 주도하는 주가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외국인 매수세는 이달 들어 매수 강도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지난달 2조1000억원을 매수한데 이어 이달 들어 7거래일간 3조원에 육박하는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11일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는 기본적으로 경기에 대한 베팅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중국 지표의 '서프라이즈'가 외국인의 행동을 촉발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달 중하순 예고된 이벤트에 의해 마찰적 조정이 나타날 수 있지만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 2년간의 박스권에서 나타났던 외국인 매매패턴과 다른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계 주도하에 비프로그램 형태로 유입되는 외국인 순매수는 추세적인 경기베팅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외국인 패턴 변화는 이제 초기단계다. 외국인 순매수는 더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 9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는 프로그램 매수가 가세되며 강해지고 있다. 선물옵션 만기 이후 유입된 프로그램에 향방에 따라 강도가 다소 약화될 수 있지만 비프로그램 매수 주도의 매수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외국인의 추가 매수여력을 추정하는데 있어서는 2009년의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2009년 비프로그램 순매수 26조원 유입, 현재 5조원 유입). 2009년 규모 대비 디스카운트가 불가피하다. 우선 미국의 유동성 축소 사이클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 미국계 자금의 유입 규모를 할인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한국 기업의 이익 전망이 할인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익이 정점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외국인이 코스피 추세 상승의 포문을 열었다. 외국인의 강력한 순매수에 의해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도 한층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국내자금이 방향성을 잡을 차례이다. 변화는 금리 상승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에서 시작될 것이다.


◆민상일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 외국인 입장에서 환율부담이 커졌다. 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지난해 이후 외국인 순매수가 3조원 이상 들어온 것은 5번이다. 이 시기 특징은 원화강세다. 기간 중 원·달러환율은 평균 1.9% 하락했다. 외국인 매매패턴이 순매수로 바뀐 7월11일 이후 원·달러환율은 3.4% 하락했다. 외국인 매수가 10조6000억원으로 가장 컸던 지난해 1월10일에서 3월2일 사이 하락폭은 3.5%다. 환율하락 정도로 보면 외국인 매수 강도는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예정 중이니 원화강세를 바탕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외국인 순매수 최대치는 10조원이나, 이를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 원·달러환율 1100원선이 주는 부담도 주의해야 한다. 5번 중 1100원선 아래 환율은 작년 12월과 이번의 두 번뿐이다. 지난해 12월 당시 외국인 매매 관련 환율 변곡점은 1070원이었다. 현 수준에서 내려갈 자리는 제한적이다. 많이 사기도 했다. 7월 11일 이후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6조7000억원이다. 6월 이탈 당시 빠진 자금 5조90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5번 시기 중 외국인 순매수 최대치는 10조원이다. 그러나 당시는 유럽의 1~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라는 유동성 재료가 있었다. 현재는 양적완화 축소 부담이 있으니 당시를 기준으로 삼기 어렵다.


주목할 대상은 외국인 비중이 크게 늘지 않은 삼성전자다. 6월 당시 외국인 전체 순매도 중 43.5%가 삼성전자였지만, 7월11일 이후 외국인 순매수의 13.8%만이 삼성전자이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고 실적전망은 양호한 삼성전자가 외국인 자금유입 둔화 속 포트폴리오 재편의 수혜가 될 가능성에 관심이 필요하다.


◆김지운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미국이 양적완화를 실행하는 가장 큰 목적은 자국의 경제 회복이다. 양적완화 축소와 종료 시기는 각종 경제지표와 첨예하게 맞물려있다. 따라서 경제 지표가 생각만큼 호전되지 않는다면 비둘기파적인 옐렌은 양적완화 축소·종료 시기를 어느정도 연장할 개연성이 높다고 시장은 판단하고 있다. 반면 서머즈는 강달러를 신봉하며 양적완화에 비판적이다. 경제지표 부진이 그의 양적완화 축소·종료를 멈추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양적완화의 급격한 규모 축소는 분명 시장에 쇼크성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 의장 한명의 교체만으로 모든 일이 바뀌지는 않는다. 연준 의장이란 직책이 가지는 무게에도 불구하고 FOMC에서 행사 가능한 것은 한 표일 뿐이다. 오히려 연준 의장보다 주목해야 할 사항은 연준 이사들의 대규모 교체다. 현재 연준은 12명 투표 가능 인원 중 8명이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양적완화에 우호적이다. 하지만 버냉키의 퇴임과 연준 이사들의 퇴임 교체 시기가 맞물려있다. 잔류가 확정된 인원은 8명인데 매파가 크게 늘어난다. 옐렌이 의장에 선출되지 않을 경우 은퇴할 것이란 관측도 있는만큼 내년 쯤에는 매파 우세의 연준이 될 확률이 높다.


연준 의장과 마찬가지로 연준 이사들도 오바마 대통령의 지명으로 임명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누구를 지명할 지, 그리고 지명자의 성향이 어떨지는 알려진바가 없다. 연준의장과 이사는 퇴임 2~3개월 전 후임자가 정해지던 관례를 따져보면 올 가을 중으로 확정이 날 가능성이 높다. 누가 공석을 채울지는 모르지만, 연준의 변화에 따라 시장의 민감도 역시 증가 가능하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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