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손세이셔널' 손흥민(레버쿠젠)이 마침내 '꿈의 무대'에 첫 발을 내딛는다.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벌어질 2013-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A조 조별리그 1차전 원정경기다. 상대가 바로 대회 3회 우승에 빛나는 '거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다.
손흥민이 UCL 무대를 밟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0-11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SV 성인 팀에서 프로생활을 시작, 매 시즌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으나 '별들의 잔치'와는 인연이 없었다. 12골을 몰아치며 역대 해외파 가운데 최연소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지난 시즌에도 갈증은 해소되지 않았다.
오랜 꿈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레버쿠젠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비로소 결실을 맺게 됐다. 1000만 유로(약 144억 원)의 이적료로 잠재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물론 UCL 준우승만 다섯 차례(1997, 1999, 2000, 2002, 2011년)에 그친 구단의 한을 풀어줄 활력소로 기대를 모았다.
루디 푈러 레버쿠젠 단장은 "손흥민은 우리 팀을 보다 젊고 강하게 만들어줄 완벽한 선수다. 빠르고 민첩할 뿐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뛰어나다"며 "정규리그를 비롯해 UCL 우승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남다른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손흥민은 스테판 키슬링, 시드니 샘 등 레버쿠젠의 막강 공격진과 함께 UCL 데뷔 무대에 선발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 현지 언론에서 '마법의 삼각편대'란 별칭으로 엄지를 지켜 세운 조합이다.
잠시 주춤했던 득점포를 재가동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프리시즌 3경기 연속골로 상승세를 탄 손흥민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컵 1라운드 1골 1도움과 정규리그 개막전 결승골로 주가를 높인 뒤 한동안 골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지난 6일 태극마크를 달고 뛴 아이티와의 A대표팀 평가전에서 멀티 골을 터뜨리며 무뎌진 감각을 조율했다.
덕분에 결전지로 향하는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손흥민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맨유의 홈에서 치르는 경기지만 우리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 현재 팀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멋진 승부가 될 것"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이어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맨유를 상대로 올드트래포드에서 뛰는 건 영광"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히려 "우리 팀은 잃을 게 없다"는 손흥민의 공언대로 상대를 맞이하는 영국 현지 분위기에서 긴장감이 엿보인다. '데일리 메일'을 비롯한 복수 매체들은 "카운터 어택에 기반을 둔 레버쿠젠의 공격 전술은 상당히 위협적이다. 특히 한국인 공격수 손흥민은 맨유가 주의해야 할 선수"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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