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국내증시의 '믿을 구석'이었던 전기전자(IT) 업종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망감을 안겨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 중국경제까지 개선세를 나타내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IT 제품의 소비 증가를 기대하게 하나, 당장 추석 연휴 이후 관심이 커질 3분기 실적 관련 모멘텀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3개 IT업체의 주가는 올해 6월 이후 지난 13일까지 각각 8.58%, 9.93%, 9.85% 하락했다. 코스피는 최근 2000선에 재등정하는 등 5월 말 지수 수준을 회복했으나, 'IT 삼총사'의 주가는 시장 회복력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IT의 이익 전망치 역시 지난 5월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6월 갤럭시S4의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악화 우려가 번지며 주가 급락이 나타난 이후 실제 2분기 실적 역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은 3분기 실적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러나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 폭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3분기 10조원 달성은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속속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현재 10조2449억원 수준이나, 이날 삼성증권, 현대증권, 교보증권 등은 10조1000억~10조4000억원 수준이던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9조8000억원 수준으로 하향조정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흥국의 환율 급등으로 TV 등 가전부문의 제조원가가 상승한 반면 수요는 부진했고, 울트라HD(UHD) 등 고가제품의 가격할인 경쟁도 수익성을 악화시킨 것으로 파악했다. 4분기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안정 등으로 10조8687억원 수준의 개선된 영업이익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 역시 중국 우시공장의 화재 여파로 호실적세 행진에 제동이 걸릴 조짐이다. 현재 SK하이닉스의 3,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조2243억원, 1조441억원 수준이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우시공장 생산라인 중 C1은 화재 후 3일 만에 바로 가동했으나 C2 가동은 예상보다 훨씬 늦어졌다"며 "4분기에도 전체 D램 생산능력 가운데 약 18% 정도가 생산차질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G2에 대한 기대감이 실적으로 연결되기에 앞서 아이폰 가격 인하, 세트 경쟁사들의 마케팅 비용 확대 등 환경 변화 관련 우려가 커지고 있다. LG전자의 3,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3278억원, 3332억원 선에서 형성돼 있다. 조성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다만 "스마트폰 개선과 TV 및 가전 경쟁력 유지로 매년 주가 바닥은 상승하고 있다"며 "현 주가에서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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