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과열우려 vs 경기회복 미약 주장 팽팽히 맞서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영국의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이 오는 18일 통화정책회의를 갖고, 부동산 거품 해소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는 영국에서 불거진 금리논쟁을 더욱 가열시킬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파인내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금융정책위원회(FPC.의장 마크 카니 BEO 총재)는 18일 회의에서 주택시장이 살아나는 조짐이 새로운 거품을 만드는 지와 그런 결과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 BOE가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기폭시점(trigger point) 등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금리논쟁을 가열 시킬 전망이다. 영국에서는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양적완화의 축소와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과 경기회복이 미약한 만큼 저금리 기조를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긴 기간 동안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논쟁이 일고 있다.
전자는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지지하고, 후자는 중앙은행 등 은행가와 거시경제를 담당한 영국 정부 부처가 주로 지지한다.
FT는 최근 영국의 지표를 보면 양적완화의 축소와 조기 금리 인상론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후행 지표가 예상외로 나와 더욱 그렇다.
우선 예상을 웃돈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다. 2분기 GDP 증가율은 생각보다 높은 0.7%였다. 연율로 환산하면 3%에 근접하는데 이는 과거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경제회복과 부합하는 수치다.
실업률도 낮다. 6~8월까지 3개월의 실업률은 7.7%였다.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빨리 단행될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다.
주택시장도 회복 중이다. FT에 따르면, 다수 지역에서 주택가격이 오르고 있고,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대출도 지난해에 비해 3분의 1 증가했고, 주택담보대출 승인율도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이후 최고치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 거품을 걱정하는 시각도 많아졌다.
빈스 케이블 산업장관은 지난 11일 일부 지역 내 ‘심각한 주택시장 인플레 압력’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거액의 예치금이 없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주택매수자들에게 정부가 보증을 제공해주는 현행 ‘헬프 투 바이’ 정책을 재고할 것을 요청하고 “새로운 부동산 거품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국 소매업체 넥스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로드 울프슨과 바클레이스 은행의 안토니 젠킨스 CEO도 그에게 공감을 표시했다. 심지어 영국 왕립감정평가사협회(RICS) 조차 지난13일 연간 주택가격 상승제한폭을 5%로 제한해 줄 것을 FPC에 촉구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아직은 요지부동이다. 그는 주택시장 거품은 없으며 주택 가격이 2008년 고점에 비해 한참 낮은 런던 이외 지역의 주택 시장을 부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크 카니 BOE 총재를 비롯한 BOE 관계자들도 최근의 경제지표와 심리조사 결과가 시사하는 것만큼 경기회복이 깊지 않고 기반도 넓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경기회복이 미약한 만큼 금리는 일정기간 낮게 유지돼야 하며, 금인인상은 "다된 밥에 재를 뿌리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카니 총재는 지난 달 노팅엄에서 재계인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일자리와 소득, 지출이 지속해서 회복할 때까지 금리는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특히 현재 7.8%인 실업률이 최소 7%라는 문턱까지는 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리인상을 위한 전제조건을 담은 '선제 안내'이다. 2008년 실업률은 5.5%로 지금보다 훨씬 낮다.
카니는 또 성장률이 3%인데 이는 위기 이전보다 낮은 반면, 미국과 독일은 위기 이전 고점수준으로 올라갔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 가장 밝은 면인 주택시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제전문가도 있다. 씨티의 이코니노미스트인 마이컬 손더스는 부동산 거래 숫자는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아직 훨씬 적으며, 물가를 감안할 경우 평균 가격은 2007년 고점에 비해 25%정도 낮다고 주장했다.
카니는 어떤 결정을 할까? 금리를 현행 수준에서 가져갈 공산이 크다. 카니가 지난달 저금리는 특히 노인 예금자에게 손실을 준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금리인상은 답이 아니다. 예금자들이 원하는 것은 튼튼한 경제”라고 말한 점,금리인상의 전제조건을 담은 '선제안내'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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