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겨울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다.
1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인사이드풋볼'과의 인터뷰에서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지 선정에 대해 "아마도 실수일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월드컵은 통상적으로 6~7월 사이에 열린다. 문제는 카타르의 날씨. 사막성 해안기후로 여름 최고 온도가 50도에 육박하는데다 습도까지 높다. 선수들이 뛸 수 있는 환경이 아니어서 자국 프로축구 리그도 이 기간엔 휴식기를 갖는다.
반면 겨울인 12월부터 2월까지는 10도~25도 사이의 온화한 날씨가 이어진다. 이에 카타르 월드컵을 겨울에 개최하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개최 시기를 12월로 옮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한창 유럽 프로 리그가 진행 중인 기간이어서 유럽 축구계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블래터 회장은 카타르 월드컵 개최를 '실수'라 인정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적, 지리적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월드컵은 FIFA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축제"라며 "유럽인들은 이 행사가 8000만 유럽인들의 구미에 맞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인들은 더 이상 세계를 지배하지 못하고, 과거 유럽 제국들의 힘이 더 이상 다른 곳에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시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래터 회장은 "우리는 축구의 중심이 유럽-남미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라며 "축구는 이제 전 세계 수십억 인구가 즐기는 스포츠가 됐다"라고 말했다. 개최 시기 이동에 대한 유럽 축구계의 불만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블래터 회장이 카타르 월드컵의 12월 개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 그는 다음달 열리는 FIFA 집행위원회에서 카타르 월드컵의 겨울 개최를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호 기자 spree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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