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조지아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러시아 남부 캅카스 지역의 압하지야에서 9일 러시아 외교관이 총에 맞아 살해됐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현지시간)께 압하지야 수도인 수호미의 한 마을에서 이곳에 임시로 거주하던 압하지야 주재 러시아 대사관 직원 드미트리 비셰르네프(36)가 총격으로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괴한이 차고에서 차를 몰고 나오던 비셰녜르에게 접근해 머리에 총을 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비셰네르의 부인도 심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압하지야 대통령 알렉산드르 안크밥은 러시아 외교관 피살 사건과 관련 "살인자 색출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사건은 압하지야와 조지아, 러시아 간의 복잡한 정치관계와 연관된 테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조지아내 자치공화국이었던 압하지야는 지난 2008년 조지아와 러시아 간 전면전 이후 독립을 선포한 뒤 조지아와 갈등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조지아와의 갈등의 날을 세우고 있는 압하지아엔 독립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러시아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 이같은 불안한 정국이 이어진 가운데 2008년 8월 8일 조지아로부터 분리·독립을 추진하던 남오세티야에 조지아가 먼저 대규모 포격을 가했다. 이에 러시아는 남오세티야 내 자국 시민권자 보호를 명분으로 조지아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러시아군의 압도적 공세에 조지아는 전쟁 5일 만인 12일 무릎을 꿇었고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인 프랑스의 중재로 양국 간에 종전협정이 체결됐다. 전쟁 후 러시아는 조지아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한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독립국으로 승인하고 그곳에 자국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남미의 니카라과와 베네수엘라, 남태평양의 섬나라 나우루와 투발루 등도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했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