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서울 더비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FC서울 선수단이 서울 연고 신생팀 창단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서울시와 손을 잡고 서울에 새로운 K리그 클럽을 창단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정몽규 회장은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시절부터 서울 신생 구단 창단에 관심을 기울여왔던 인물.
아울러 박원순 서울 시장 역시 지난해 유럽 순방에서 바르셀로나의 협동조합식 운영 등에 큰 감명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와 연맹 측은 장기적 관점에서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등을 사용하는 서울 클럽의 창단 방안 등을 다각도에서 검토할 계획이다.
서울 신생팀 창단의 가장 직접적 영향을 받는 대상은 역시 FC서울이다. 프로야구, 프로농구와 달리 프로 축구는 수도 서울에 오직 FC서울 한 팀만을 두고 있다. 챌린저스리그에 서울FC 마르티스와 서울 유나이티드가 있으나 영향력은 크지 않다.
FC서울 입장에선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릴 수 있다. 클래식(1부 리그) 혹은 챌린지(2부 리그)에 서울팀이 생길 경우 기존 연고지 팬층을 나눠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 반면 신생팀의 창단으로 오히려 서울 지역은 물론, 프로축구 전체의 파이가 커지는 효과도 기대가 된다. 연맹 측도 "서울은 타 지역에 비교해 3∼5개 팀까지 늘어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해외 빅리그들도 수도에 복수의 팀이 있어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다양한 이슈를 쏟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생각은 후자에 가까웠다. 그는 9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팬을 확보하고, 야구에 비해 뒤진 인프라 확대 등을 생각한다면 서울에 제2, 제3의 팀이 나왔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서울 더비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라고 웃어 보였다.
김진규는 "서울은 큰 도시고, 당연히 여러 팀이 있는 것이 좋다"란 생각을 전했다. K리그 선수층 확대란 의미도 찾았다. 그는 "어린 선수들 가운데 팀을 찾지 못해 축구를 그만 두는 경우도 많다"라며 "팀이 많아지면 그만큼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가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데얀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사실 난 오늘 처음 들은 얘기"라며 "(김)진규가 말했듯 어린 선수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가 주어지고, 팀의 퀄리티만 보장된다면 환영이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자존심도 내세웠다. 데얀은 "좋은 생각임은 틀림 없다"라며 "물론 그래도 서울에선 FC서울이 더 인기가 많은 팀일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전성호 기자 spree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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