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코믹첩보액션극 ‘스파이’(감독 이승준)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문소리의 변신에 관객들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스파이’는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100만 884명으로, 개봉 4일 만에 100만 고지를 넘어섰다.
‘스파이’는 초대형 코믹첩보액션이라는 장르로 관객들에게 선을 보였다. 하지만 추석을 겨냥한 코미디 영화는 자칫 관객들에게 식상한 느낌을 줄 수도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이 영화는 쉴 새 없이 웃음이 터져나오게 만들면서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선전하고 있다.
설경구의 안정된 연기력과 오랜만에 국내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다니엘 헤니의 매력은 말할 것도 없지만 이 작품을 살린 것은 문소리라는 평이 우세하다.
문소리는 ‘스파이’에서 설경구(철수 역)의 아내로 분해 구수한 사투리와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로 관객들이 배꼽을 쥐게 했다. 어마어마하게 웃긴 그의 모습은 예기치 못했던 일이기에 더욱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그는 극중 결혼한 지 7년이 되어도 아이를 못 가져 시어머니로부터 구박을 받는 며느리 영희 역을 맡았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 철없는 스튜어디스인 영희는 남편이 그저 평범한 샐러리맨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실제로 철수는 스파이였던 것. 남편의 정체를 모르는 영희가 휘말리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앞서 문소리는 ‘오아시스’ ‘바람난 가족’ 등을 통해 탁월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분노의 윤리학’ 등에서 열연을 펼치며 여러 가지 색깔을 관객들에게 보여줬다. 하지만 그에게서 코믹한 모습을 상상한 이들은 많지 않을 터. 그런 면에서 문소리는 ‘스파이’를 통해 완벽하게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그가 이렇게 ‘웃기는 여배우’가 된 데는 설경구와의 환상적인 호흡도 큰 몫을 했다. 문소리는 함께 연기한 설경구에 대해 “작품에서도 카메라 앵글 밖에서도 너무 큰 의지가 되는 상대였다”며 고마움을 드러낸 바 있다. 두 사람은 앞서 ‘박하사탕’ ‘오아시스’ 등에서 호흡을 맞추며 무명 시절을 같이 보낸 사이이기도 하다.
‘역시 문소리’라는 감탄을 자아낸 영화 ‘스파이’가 추석 연휴까지 기세를 몰아갈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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