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이탈리아 정부가 한국산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에 방사능 검사를 강화한 것에 대해 '비관세 장벽'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방사능 검사가 필요한 일본산 제품은 제외한 채 검사의 주요 대상이 한국산과 중국산 제품이기 때문이다.
7일 코트라 밀라노 무역관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2008년 국내 모 상사가 중국 TISCO사에서 수입한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에서 방사능 수치가 높게 검출된 이후 극동 아시아산 냉연강판 통관 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의 이번 조치로 통관 절차에 최소 2주 기간이 추가 소요되면서 국내 업계는 수출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됐다. 현재 한국산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은 이 제품의 이탈리아 수입액 기준 5위 수준.
국내 업계는 특히 이번 조치가 최근 방사능 오염이 우려되는 일본산 제품 대신 한국 및 중국산 제품이 주된 대상이라는 점에서 수출입 규칙을 모든 국가에 차별 없이 적용하는 '최혜국대우'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한-EU FTA 체결 이후 관세장벽이 철폐된 상황에서 한국산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에 대한 방사능 검사는 대표적 비관세 장벽 사례로 대두될 수 있다"면서 "EU 역외국 제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가 필요하더라도 통관처리 지연 최소화 등 실질적 피해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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