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세션 만남 불발…만찬 직전 대화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5일(현지시간) 러시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처음으로 만나 인사를 나눴다. 역사인식 문제로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 요청을 거부한 바 있어, 두 정상의 러시아 만남 여부는 언론의 큰 관심거리였다. 이날 오후 업무세션 회의가 첫 기회였지만, 둥그런 회의탁자 맞은편으로 자리가 정해지며 자연스러운 만남이 이뤄지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대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은 박 대통령을 알아보고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또 지우마 바나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리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도 인사했다. 회의장 좌석으로 볼 때 박 대통령 왼쪽은 브라질, 미국 정상이 앉았고 오른쪽은 터키, 독일 정상 자리였다. 좌우로 가까운 두 명씩 네 명과 인사를 나눈 것이다.
콘스탄틴궁에서의 회의를 끝낸 후 정상들은 만찬장인 페테르고프궁으로 도보 이동했다. 만찬 직전 리셉션 장소에서 자연스러운 환담을 나누던 중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마주쳤다. 두 정상은 짧은 대화를 나눴는데 어떤 내용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G20 회원국뿐 아니라 6개 초청국, 7개 국제기구 수장까지 총 34명이 참석했다. 34명 중 한국인이 3명으로 가장 많은 점도 흥미로운 화젯거리가 됐다. 박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다.
여성은 박 대통령을 포함해 5명이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즈 아르헨티나 대통령, 지우마 바나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이다.
정상들의 회의장 입장 순서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다. 박 대통령은 34명 중 26번째로 입장했는데 이는 의전서열에 따른 것이다. 서열은 취임시기가 빠르면 앞이 된다. 대통령이 총리보다 위다. 박 대통령은 서열로 아홉 번째인데, 서열 반대순으로 입장하며 의장국인 러시아 정상이 먼저 입장해 정상들을 맞기 때문에 박 대통령은 뒤에서 8번째인 26번째로 회의장에 들어섰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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