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시리아 사태 등 대외 악재에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던 코스피가 차츰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 9월 코스피는 저항선과의 힘겨루기, 불확실성과의 힘겨루기에 나서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힘겨루기에서 밀리면 또 속절없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시장 전반적으로 횡보흐름을 가정한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인지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세와 더불어 강하게 상승했지만 박스권 상단선의 저항대에서 탄력이 둔화됐다. 1930~1950포인트 수준은 2011년 이후 중요한 지지 저항대로 작용한 가격대이고 주봉상 60, 120주 이평선 등의 저항대가 밀집한 곳이기도 하다. 쉽게 돌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만약 돌파된다면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
다만 1980포인트 수준에 장기 하락 추세선의 저항이 존재하는 등 1950포인트 돌파 이후에도 계속 저항대가 존재해 상승국면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경험상 중요한 저항대 돌파시 일주일 가량의 공방 과정 거쳐 단기 횡보가 예상되며 만약 박스권 저항을 넘지 못한다면 8월 저점대까지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주요 업종지수도 상승 가능폭이 제한적이다. 최근 강한 상승세 형성한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20, 60주 이평선을 비롯해 과거 중요한 지지 저항대로 작용한 가격대에 도달했다. 운송장비는 하락하는 120주 이평선 돌파를 시도 중으로 채널 상단선의 저항에 조정 가능성이 높은 모습이다. 금융은 바닥권 형성 후 상승 중이나 하락 추세선까지 상승 가능폭이 제한적이며 화학은 20주 이평선 지지로 상승 중이나 장기 하락 추세선까지 폭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외국인 순매수세가 강화되며 상승하던 증시가 일간기준 마지막 저항선인 코스피 200일 이평선(코스피 기준 1940포인트) 회복을 앞두고 호흡 조절에 들어서고 있다.
9월의 불확실성 변수로는 첫째 9월 테이퍼링(tapering·양적완화 규모의 점진적인 축소) 시기·규모에 대한 불확실성 및 신흥국 금융위기 인식 지속, 둘째 미국 부채한도협상 과정에서의 노이즈 발생 우려, 셋째 시리아 사태와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 넷째 독일 총선 및 중국 자산관리상품(WMP) 만기 집중으로 인한 잠재적 불안 등 산적해 있는 9월 불확실성 요인들이 긍정적 전망을 지속적으로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9월 각종 불확실성 변수 가운데 증시가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경우는 대략 2가지 정도로, 하나는 시장의 예측을 벗어난 테이퍼링 결과와 이로 인해 미국 국채금리가 폭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의도와는 다른 시리아전의 장기화 및 이에 따른 국제 유가 폭등이다.
따라서 9월 증시는 '불확실성의 확대 대 해소'라는 힘겨루기 싸움 과정을 경험하겠지만 궁극적으로 미국 국채금리 급등 및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최악의 경우가 아니라면 증시는 갖가지 불확실성 우려에 순차적으로 굴복하기 보다는 각종 불확실성의 벽을 하나둘씩 넘어서며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 현재 한국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수준으로 2008년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중기적으로 PBR 1배는 저점으로서 신뢰가 높다. 단기적으로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경기와 외환시장의 불확실성, 미국의 출구전략 등이 맞물려 있어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9월 중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슈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이후의 경기회복에 따른 상승 흐름이 기대된다.
따라서 당분간 시장 전체적으로는 횡보흐름을 가정한 대응이 바람직하고 이를 주도할 투자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리고 IT, 자동차 등 '전차(電車)' 군단이 우위에 놓여 있다고 판단되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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