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보(스리랑카)=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스리랑카 콜롬보 현지에서 거친 파도와 싸우는 기업이 있다. 국내기업인 현대건설은 콜롬보 항만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8월5일 방파제 공사를 끝냈고 준공식을 열었다. 내년까지는 방파제 공사에 이어 컨테이너 터미널을 건설한다. 총 공사규모는 6억3000만달러(약 6930억원)에 이른다.
스리랑카를 순방 중인 정홍원 총리는 29일 오전(현지시간) 공사 현장을 직접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정 총리는 현대건설 관계자로부터 간단한 브리핑을 듣고 "그동안 거친 파도와 싸우면서 공사를 무사히 끝마쳐 세계적 신용을 얻었다"고 말한 뒤 "앞서 바레인과 카타르 등 중동지역을 찾았을 때도 각국들이 우리나라 기업의 신의와 신뢰를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항만공사로 노하우를 얻었고 이를 통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콜롬보항의 물동량이 최대 수용치(450만 TEU)에 이르자 오는 2020년까지 확장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현대건설이 공사를 끝마치면 1200만TEU까지 물동향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08년 4월부터 시작된 방파제 공사는 2012년 8월까지 현대건설이 시공했다. 총 6.2㎞ 방파제 건설과 해저 송유관로 이설 등이 포함됐다. 2차로 건설 중인 컨테이너 터미널 공사는 총 1200m 길이인데 현재 1단계(450m) 작업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인도양을 접하고 있는 콜롬보항은 극동아시아와 중동, 유럽의 중간지점이다.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까지 연결되는 그야말로 아시아 허브 항구로서 역할을 한다. 현대건설이 방파제 공사를 끝마치자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감사한다"는 감사패까지 전달했다.
현대건설 윤승현 공사부장은 "콜롬보항은 동서양 교역의 중간지점이란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선 우리 기술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나머지 공사에도 이상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콜롬보 항만 공사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스리랑카 곳곳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남기업과 GS건설은 사프가스칸다 정유시설 확장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공사는 정유시설 생산규모를 5만 배럴에서 10만 배럴로 넓히는 공사이다.
또 두산과 포스코건설도 삼푸르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스리랑카 북동부도시인 트링코말리내 삼푸르 지역에 500MW 규모의 발전소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이 밖에도 경남과 현대건설이 수도 콜롬보와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북부고속도로 4구간 사업을 벌이고 있는 등 우리나라 기업이 스리랑카의 건설경기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스리랑카는 인구 2030만명으로 1인당 국민소득은 2923달러 수준이다. 내전 종식 이후 고속 성장세를 추구하고 있고 잠재력이 큰 나라로 알려져 있다. 스리랑카 최근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0년 8.0%를 시작으로 2011년 8.3%, 2012년 6.4%를 기록했다.
스리랑카에 살고 있는 우리나라 교포는 약 1000명으로 투자기업 관계자 300명, 유학생 300명, 주재원 70명, 종교인 130명 등이다. 8월 현재 스리랑카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은 60여개사에 이른다. 대형 프로젝트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고 있어 앞으로 스리랑카에서 사업 영역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콜롬보(스리랑카)=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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