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64억 달러,이라크 47억 달러...미국 "우방 군사력 강화,역내 안정 기대"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이 중동에 130억달러(약 14조4600억원) 규모의 무기를 수출한다. 수출무기는 화생방전용 장갑차, 지대공 레이더, 수송기, 지대공 미사일, 전투기 후속 지원 등이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10주 동안 중동지역에 130억달러의 무기를 판매하는 계획을 의회에 통보했다고 방산 전문매체 디펜스뉴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방부가 의회에 무기 판매 계획을 통보했다는 것이 중동에 대한 무기판매가 결론났다는 것은 아니지만 의회 핵심 보좌관과 위원회 직원들과 국방부 간 사전 협의와 승인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해 사실상 결론이 난 것이나 다름없다. 미국 법에 따르면, 무기 판매 계획안은 상하원 3분의 2의 반대로만 거부되기 때문이다.
사전 승인을 받은 100억달러 규모의 방산장비와 서비스 판매 사전 승인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가 미 국방부의 판매 명단 맨 앞에 있다고 디펜스뉴스는 설명했다.
미국국방안보협력국(DSCA)은 6월 중순 이후 의회에 64억달러 규모의 무기 거래 계획을 통보했다. 여기에는 40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군 현대화 프로그램, 마크 V 초계정, 사우디 공군 후속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사우디 판매 무기에는 전투기와 엔진, 무기, 관련 부품과 수리 장비 등이 포함돼 있는데 12억달러 규모로 알려져 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지난 4월 첨단 미사일 판매 계약을 마무리짓기 위해 사우디를 방문하기도 했다.
미국은 2010년 사우디에 84대의 F-15 이글 전투기와 70대의 아파치 공격 헬기, 72대의 블랙호크 헬기, 36대의 경헬기 판매와 70대의 F-15 업그레이드 등 무기 판매계약을 성사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무기 판매와 관련해 DSCA는 향후 무기 판매는 핵심 역내 우방과 동맹국이 테러리즘과 나아가 역내 안정을 위협할 자들을 패퇴시킬 능력을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DSCA는 또 이라크에 24억달러 규모의 대공방어시스템과 9억달러 규모의 화생방전 대응 능력을 갖춘 스트라이커 장갑차 등 총 47억달러어치의 무기를 수출하는 방안도 통보했다.
이라크 판매 무기 목록에는 40기의 어벤저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와 681기의 스팅어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호크 21(XXI)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포대, 다양한 레이더와 통신 장비, 지휘통제 시스템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전장 인지 능력을 높이고 화생방과 방사능 및 핵물질 탐지 능력을 높인 모델로 총 50대의 M1135 WMD 스트라이커를 판매한다.
또 같은 기간 중 카타르에 11억달러 규모의 조기경보레이더를 판매하고 리비아에는 5억8800만달러 규모의 C-130J 수송기를 판매하겠다고 각각 통보했으며 쿠웨이트에는 2억달러 규모의 F/A 18 호넷 전투기 지원 계획을 의회에 알렸다.
DSCA는 이 모든 거래들은 미국의 외교정책과 국가 안보이익을 증진시키겠지만 중동지역 내 군사균형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DSCA 전(前) 이사인 존 로스는 미국의 무기 판매는 점증하는 이란의 핵 위협과 지역안정을 위협하는 테러에 대응해 친미 정권을 보강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로스는 "무기 판매의 대부분은 본래 이란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아랍의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 이후 초점은 지역 전쟁을 억제하는 것뿐 아니라 우리의 우방과 동맹국들이 자체의 불안정을 지키는 것을 돕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도 미국의 대 중동 무기 판매에 반대하지 않고 있다. 마이컬 오렌 워싱턴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역내에서 이스라엘의 질적 군사력 우위에 대한 종합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한다면서도 미국의 중동 무기 판매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이런 무기를 팔지 않더라도 다른 나라가 팔 것이며, 이런 무기 판매는 수백 혹은 수천개의 미국 일자리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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